[아이디어&머니] ㈜웰컴시스 양시모 사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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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26일 오후 대구시 달서구 신당동의 ㈜웰컴시스 사무실. 양시모(梁時模.43)사장이 설계도면을 펴놓고 이것 저것 점검하느라 여념이 없었다.

이 회사의 발명 특허품인 '자동차 충돌 영상기록장치' 의 생산을 앞두고 마지막 시스템 점검을 하고 있다.

梁씨가 발명한 영상기록장치는 자동차의 '블랙박스' 격이다.

자동차 실내에 설치된 두개의 카메라와 충격센서.방향감기지와 이를 기록하는 블랙박스 등으로 구성돼 있다.

카메라가 충격 전후 10초 동안 실내외의 장면을 촬영하고, 충격센서.방향감지기 등은 핸들을 꺽은 각도.브레이크를 작동한 정도들을 기록한다. 3, 4차례 충돌해도 사고의 전 과정이 기록된다.

블랙박스에 내장된 카드를 시뮬레이션으로 판독하면 사고 과정을 정확하게 재연할 수 있다.

梁사장은 "교통사고때 증인이 없어 피해자.가해자가 뒤바뀌는 일도 적지 않다" 며 "나 역시 애를 먹은 적이 있어 개발에 매달렸다" 고 말했다.

그가 이 시스템의 개발에 나선 것은 98년. 전자공학을 전공한 동생 보?37)씨의 아이디어에 형이 가세하면서 빛을 보게된 것이다.

이 제품은 오는 6월께 출시될 예정이다. 가격은 50만원선이 될 것이라고 귀띔했다.

梁사장에게는 남다른 고집과 뚝심이 배어있다. 남들이 재수.삼수까지 하며 대입에 몰두하던 고교졸업시절에는 '공부보다 대인관계 노하우를 익히는게 더 중요하다' 며 취업전선에 뛰어들었다.

처음에는 부친이 경영하는 프레스업체에 취업했지만 아버지의 그늘에 안주할까봐 다시 인맥관계가 없는 낚싯대 제조회사로 옮겼고, 3년뒤에는 직접 사업경험을 쌓겠다며 손수 화장품 대리점을 차렸다.

"물건 팔고, 사람 만나는 일이 체질에 맞았어요. " 그리고 6년 뒤인 1987년. 남들이 '공부는 이제 미련을 버릴 때가 됐다' 고 판단할 무렵엔 계명대 일본학과에 입학, 사장겸 학생 신분이 됐다.

한편 이번 자동차 사고기록장치 개발과정에서 신장.몸무게.비만도.시력.청력 등을 한꺼번에 재고 컴퓨터에 자동입력하는 '신체검사 종합 측정시스템' 도 덤(?)으로 발명, 밴처투자가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홍권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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