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삼성, 9일 기아와 PO 1R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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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1면

프로농구 기아와 플레이오프 1라운드에서 맞붙는 삼성의 유일한 희망은 문경은이다.

수비력으로 시즌을 꾸려온 삼성이 '화력' 으로 맞설 수 있는 공격형 선수이기 때문이다.

삼성의 올시즌 경기당 실점은 84득점. '수비농구의 대명사' 인 LG에 이어 두번째로 강한 수비력을 뽐냈다. 그러나 상대는 경기당 90.8득점을 올려 공격력만 볼 때 랭킹 3위인 기아다.

올시즌 기아와의 다섯차례 경기에서 삼성은 경기당 83.4득점.87.9실점을 기록했다. 정규리그와 같은 방식으로 기아를 상대하면 승산이 없다는 결론이다.

삼성 선수 중 기아전에서 경기당 득점이 두자릿수인 선수는 버넬 싱글튼(22.2득점).GJ 헌터(15.6득점).문경은(17.2득점) 등 3명이다.

이중 득점을 늘릴 수 있는 선수는 헌터와 문경은이다. 싱글튼은 토시로 저머니.존 와센버그.김유택 등 우수한 포스트맨을 보유한 기아의 집중 마크를 받을 게 뻔하다.

삼성 입장에서는 문경은의 득점을 늘리는 것이 유리하다. 볼을 오래 끄는 헌터가 공격을 주도하면 속공.팀플레이가 난조에 빠진다. 반면 문경은의 포문이 열리면 팀 분위기가 살아나며 다른 공격 루트도 활성화된다.

기아는 주포이자 수비의 핵인 김영만이 문경은을 막느라 공격에 부담을 느끼게 된다. 수비수로 봉하민.황문용이 있지만 이들 중 한명은 헌터를 맡게 되고 한명은 벤치에 남아야 한다.

문제는 삼성 김동광 감독의 선택이다. 김감독은 문경은의 슛이 불발할 경우 평균득점도 못올릴까 두려워 선뜻 문경은을 승부 카드로 꺼내들지 못하는 눈치다. 최근에는 문경은을 벤치에 앉혀두는 경우도 많았다.

문경은이 나오지 않으면 기아는 더욱 공격적인 농구가 가능하다. 삼성이 한번은 반드시 뽑아야 할 문경은 카드를 어떻게 사용할지가 승부의 갈림길이다.

허진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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