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SBS 김인건·삼보 최종규 감독 맞대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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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2면

프로농구 SBS - 삼보의 플레이오프 1라운드는 '실버 매치' 다.

김인건(56.SBS).최종규(54.삼보) 두 노장 감독이 지략을 겨루기 때문. 지난해 두 감독이 소속팀의 새 사령탑에 올랐을 때만 해도 "노욕이 지나치다" 는 비아냥이 일었다. 그러나 이들은 30, 40대 감독들과 당당히 맞붙어 6강 티켓을 거머쥐고 정상을 향해 진군하고 있다.

두 감독은 우애 깊은 연세대 선후배이자 1960년대말을 수놓은 스타 출신이면서도 전혀 다른 지휘 스타일을 보인다.

김인건 감독은 냉철한 분석과 변화무쌍한 작전, 최종규 감독은 통솔력을 앞세운 세몰이로 승부를 건다.

현재 맡은 팀도 두 감독의 스타일에 맞는다. 선수층이 두터운 SBS는 적재적소에 선수를 교체 투입하며 경기흐름을 타는 김감독의 전술이 들어맞아 시즌 종반 무서운 상승세로 순식간에 5위까지 치솟았다.

김감독은 간판스타가 없는 약점도 의도적인 '김성철 키워주기' 로 감쪽같이 커버했다. 김감독의 의도대로 김성철이 스타덤에 오르면서 SBS의 플레이는 갈수록 안정됐다.

최감독은 노장 허재에게 의존하는 삼보의 약점을 오히려 장점으로 둔갑시켰다.

허재에게 코트의 사령탑 역할을 맡기는 대신 권한보다 책임을 무겁게 해 부침이 심한 전력을 안정시켰다.

허재가 독불장군식 플레이에서 탈피, 진정한 리더 역할을 맡으면서 삼보는 포지션별 득점이 평준화됐고 쉽게 무너지지 않는 팀이 됐다. 마음껏 달리게 하되 고삐는 놓지 않는 최감독의 용병술이 적중한 것이다.

다른 스타일끼리의 대결은 결과를 점치기 어렵다. 정규리그에선 SBS가 3승2패로 우세했지만 5전3선승제의 단기전인 플레이오프에는 변수가 많다. 8일 오후 7시 원주에서 벌어지는 첫 승부는 그래서 더 흥미를 끈다.

허진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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