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마가 있는 4·13 격전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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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4.13 총선을 40여일 앞두고 곳곳에서 이색 이슈들을 둘러싼 대결이 불을 뿜고 있다.

◇ 동교동 대 비동교동〓조찬형(趙贊衡)의원의 공천에 반발, 이강래(李康來)전 청와대 정무수석이 무소속 출마를 선언한 남원-순창엔 '치맛바람' 공방이 한창이다. 李전수석측이 "몇몇 실세들의 밀실 공천으로 공천에서 떨어졌다" 고 주장했다.

반면 趙의원측은 "심사는 공천심사위가 했지만 사실상 대통령이 결재한 것 아니냐" 며 불끄기에 부심.광주 동구에 무소속 출마하는 이영일(李榮一)의원은 "동구 선거는 여야 대결이 아니라 동교동 대 비동교동간 대결" 이라고 선제공격하고 있다.

민주당 김경천(金敬天)위원장은 "고위 당직을 지낸 분이 분별없는 행동을 하고 있다" 며 조직표 단속에 주력.

◇ 업적 대 실정〓서울 관악을에선 교육부장관을 지낸 이해찬(李海瓚.민주당)의원과 교사 출신인 권태엽(權泰葉.한나라당)위원장이 교육정책의 공과를 놓고 맞붙었다.

權위원장은 "교육청문회를 열어 교실 붕괴의 책임을 물어야 한다" 며 등돌린 교사.학부모들의 표심(票心)에 호소하고 있다.

반면 李의원측은 "공개 좌담회 등을 해보면 교육 개혁 취지에 대부분 찬동한다" 고 바람 차단에 나섰다.

청와대 경제수석.재정경제부장관을 지낸 강봉균(康奉均.민주당)위원장과 언론사 편집국장.이회창 총재 특보를 지낸 고흥길(高興吉.한나라당)위원장이 맞붙은 성남 분당갑의 테마는 경제위기 극복론과 경제실정론.

康위원장측은 "국제통화기금(IMF)위기 극복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 는 입장. 高위원장측은 "진짜 IMF는 지금부터 시작되고 있다" 며 허구론으로 맞받아치고 있다.

◇ 검찰 출신 대결〓과천-의왕에선 같은 검사 출신인 한나라당 안상수(安商守)의원과 민주당 이철(李哲)위원장이 차별화 경쟁에 한창이다.

安의원은 박종철군 고문치사 사건 변론 등을 맡은 인권 변호사임을 내세우며, 李위원장은 컴퓨터 범죄 전문가임을 강조한다.

◇ 문중 대결〓강릉에선 강릉 崔씨 용연동(龍淵洞)파의 대결이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6천~7천명에 이르는 문중 표를 놓고 최돈웅(崔燉雄.한나라당)전 의원과 최각규(崔珏圭.65.민주당)전 강원지사간 경쟁이 뜨겁다.

현재 대종회장을 맡고 있는 崔전의원이 崔전지사보다 항렬은 위지만 나이는 한 살 적다.

두 사람 모두 겉으론 "문중은 중립" 이란 주장이다. 갑.을이 통합된 안동에선 같은 안동 權씨인 권정달(權正達.64.민주당)의원과 손자뻘인 권오을(權五乙.43.한나라당)의원이 2만여표에 달하는 문중 표를 놓고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이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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