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3 총선 현장을 간다] 총선특수 신났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4면

"다다다닥…. "

이달 들어 서울 을지로 일대 '인쇄소 골목' 에 기계 돌아가는 속도가 점점 빨라지고 있다. 4.13 총선을 40여일 앞두고 '총선 특수' 가 본격 기지개를 펴고 있다는 상징이다.

인쇄업소 주인 朴모(43)씨는 "지난 주부터 홍보물 인쇄문의가 몰려오기 시작했다" 며 "이달 하순부터 열흘간은 24시간 가동해야 할 것 같다" 고 말했다.

대한인쇄문화협회에 따르면 이번 총선에 사용될 '공식' 인쇄물은 총 3억2천3백여만장에 금액으로는 6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여기에 출판기념회.의정보고서.정당홍보물.지구당 창당 유인물 등 선거 관련 비공식 인쇄물 비용까지 합하면 80억원을 웃돌 것으로 전망된다.

협회 관계자는 "지난 총선보다 지역구가 26석이나 줄어 법정인쇄물 수요는 20%가량 감소할 것으로 보이지만 후보당 인쇄물량은 지난 총선규모를 넘어설 전망" 이라고 밝혔다.

각당의 공천작업이 거의 일단락됨에 따라 선거활동 대행업체들에도 문의전화가 빗발치고 있다. Y기획 관계자는 "하루 2~3건씩 상담 의뢰가 몰려오고 있다" 며 "보도자료.홍보물 등 인쇄물 제작은 물론 선거구호와 이벤트 구상까지 '토털 서비스' 를 요구하는 후보들이 많은 게 특징" 이라고 소개했다.

인터넷이 화두가 되는 시대적 흐름에 맞춰 홈페이지와 CD롬 제작업체들이 총선특수를 누리고 있는 점도 눈에 띄는 특징 중 하나. 인터넷 홈페이지 제작 대행업체인 A사에는 출마자들의 주문이 쇄도, 이미 10여건을 제작 완료했고 20여건을 만들고 있다.

업체 관계자는 "사이버 유세를 통해 젊은 층을 공략하려는 수도권 후보들의 주문이 대부분" 이라며 "공천자 확정 이후 문의전화가 급증하고 있지만 일손이 달려 대부분 거절하고 있는 실정" 이라고 말했다.

의정보고서 형태의 CD롬 제작도 현역의원 사이에 인기를 모으고 있다.

지난해 가을 K의원 등이 시범적으로 활용한 뒤 예상 외로 젊은 유권자들의 호응이 높자 너도나도 CD롬 제작에 뛰어든 것이다.

최근엔 동영상이 담긴 원반형부터 명함형이나 홈페이지 연계형까지 다양한 형태의 CD롬이 선보이고 있다.

자동차 영업사원.보험설계사.학습지 방문교사 등도 각 후보 진영으로부터 손짓을 받고 있는 직종. 서울의 한 후보 보좌관(35)은 "고객 설득에 탁월한 능력을 가진 이들의 말 한마디는 막판 선거운동에 특히 유용하다" 고 말했다.

박신홍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