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낙천후 성금낸 이정희 변호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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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혼탁한 정치현실에 뛰어들어 돈을 낭비하느니 불우 이웃들을 위해 내놓는 것이 훨씬 더 보람있는 일이라는 것을 뒤늦게 깨달았습니다. "

전남 담양-장성-곡성 지역구에 민주당 공천을 냈다 낙천한 이정희(李淨熙.46)변호사는 "새삼 주변에 소외된 이웃들이 많은 것을 보고 자리를 그냥 탁 털고 일어서기가 송구스러웠다" 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지난달 29일 "현실 정치의 벽은 여전히 높아 이상을 펼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며 총선 불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그러면서 선거비용으로 마련한 5천만원을 불우 이웃돕기 성금으로 담양군에 기탁했다.

그는 "총선에 나가기 위해 최근 집중적으로 돌아본 고향의 노인정.불우시설이 떠올랐다" 고 회상했다.

그는 또 "선거비용으로 마련한 돈 중 일부나마 이들 소외된 이웃들을 위해 사용하고 싶었다" 고 이번 취지를 설명했다.

낙천된 후 주변에서 무소속 출마를 권유받았다는 그는 "지구당 제도의 폐지 등 돈이 들어가지 않도록 정치개혁을 이루지 못한다면 정치신인들의 정치참여는 어렵다는 결론을 얻었다" 고 말했다.

"현 정치풍토 하에선 내 전 재산을 다 쏟아부어도 정치인으로 커나가는데는 부족할 것같다는 생각이 들어 정치를 향한 마음을 접었죠. 그 대신 과거의 어려웠던 시절을 잊지 않고 힘닿는대로 지역사회에 봉사할 계획입니다. "

광주일고.전남대 출신인 그는 90년 32회 사법시험에 합격한 후 93년부터 광주에서 변호사로 일해왔다.

광주〓천창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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