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 산재' 환자 1년새 2배 급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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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인터넷 등 정보통신 관련 산업이 호황을 누리고 있는 가운데 컴퓨터를 과도하게 사용할 때 나타나는 어깨결림 등 경견완(梗肩腕)을 호소하는 산재환자가 급증하고 있다.

또 지난해 스트레스 등으로 인한 업무상 재해로 숨진 근로자도 1년 사이 50%나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노동부는 28일 지난해 업무상 질병으로 판정된 근로자는 1천9백37명으로 1998년에 비해 5.7% 증가했고 사망자 수는 7백28명으로 98년 4백59명에 비해 58.6%나 늘어났다고 밝혔다.

특히 과로와 과도한 스트레스 등으로 인한 뇌혈관 및 심장질환 재해자가 전체 재해판정 근로자의 48.1%인 9백32명으로 나타나 과중한 업무에 시달리는 샐러리맨이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또 뇌혈관 및 심장질환 재해자 가운데 3분의 1 가량인 3백25명이 숨진 것으로 밝혀져 뇌와 심장질환이 봉급생활자들에게 가장 위험한 질병으로 꼽혔다.

노동부 관계자는 "IMF 이후 '계속된 구조조정으로 근무인원은 줄어드는데 반해 업무량은 폭주하는 등 '근로조건의 악화로 과로하는 근무가 많아진데다 능력급제의 도입 등이 스트레스로 작용, 뇌와 심장질환을 호소하는 근로자가 늘어난 것 같다" 고 분석했다.

이와 함께 98년 65명에 그쳤던 경견완 산재 근로자가 지난해에는 1백39명으로 무려 2.14배나 증가, 전체 산재 근로자의 7.2%를 차지함으로써 인터넷 등 정보통신산업의 호황으로 산재환자 구조가 달라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지난해 업무상 질병으로 인한 행정소송 패소율이 2건중 1건꼴인 49.6%에 달해 관계기관이 자의적으로 산재여부를 해석함으로써 불필요한 소송을 촉발시키고 산재 근로자가 적정한 보상을 제때 받지 못하는 부작용을 빚고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김기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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