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회창총재, YS 전격 방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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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총재는 25일 아침 김영삼(金泳三) 전 대통령을 서울 상도동으로 전격 방문, 한나라당 공천파문에 따른 야권내분 사태를 설명하고 협조를 요청했다.

그러나 金전대통령은 회동 후 본지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李총재가 도와달라고 했다" 며 "그러나 나는 이야기를 안했다" 고 말해 입장표명 유보 자세를 견지했다.

李총재는 당사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상도동 회동에 대해 "정국이 다당(多黨)으로 쪼개지는 데 대한 심경을 밝히고 더이상 나라가 혼란에 빠지지 않도록 충고해달라고 부탁했다" 고 밝혔다.

李총재는 "총재직에 연연하지 않겠다" 면서 "총선 후 조기 전당대회를 열어 공천과 선거결과에 대한 당원들의 신임을 물을 것" 이라고 다짐했다.

그는 "경위야 어찌됐든 김대중(金大中) 정권을 견제할 유일야당인 한나라당이 혼란스러운 모습을 보여주게 되어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한다" 고 말'한 뒤 "이번 공천은 정치개혁을 바라는 국민만을 바라보고 한 공천" 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총재직은 물론 부총재단에 대한 경선제를 도입할 것" 이라며 "부산 서구 공천자의 교체를 검토하고 있다" 고 말했다.

李총재는 공천파문 사태와 관련, 하순봉(河舜鳳)사무총장을 선대본부장에서 물러나게 했다. 후임에는 서청원(徐淸源)의원이 유력하다.

40분간 회동 후 등산을 한 金전대통령은 "李총재가 정국상황과 한나라당 공천 등에 대해 말하길래 듣기만 했다" 고 말했다.

金전대통령은 "총선 때 부산에 갈 것이냐" 는 질문에 "살아있는 사람이 어딘들 못가겠느냐" 고 답해 특정 정당 또는 후보에 대한 총선지원에 나설 수도 있음을 강력히 시사했다.

김교준.박승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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