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 찢겨나간 전화번호부 공중도덕 실종 씁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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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얼마전 친구와 만나기로 약속했다가 늦을 것 같아 전화를 하려고 공중전화를 찾았다.

약속장소의 전화번호를 알 수 없어 비치돼 있는 전화번호부를 뒤적이며 찾기 시작했다. 그런데 전화번호부의 일부가 훼손돼 내가 찾는 곳을 발견할 수 없었다.

공중전화 부스안 전화번호부는 여러 사람이 이용하는 공공시설물이다. 이 전화번호부를 메모지나 낙서판으로 사용하기도 하고 심지어 일부를 찢어 휴지로도 이용하는 모양이다.

공공시설물은 나 혼자만을 위해 있는 게 아닌데 자기 물건만 귀하게 여기고 남의 물건이나 공공시설물을 가볍게 취급한다면 이는 시민의식의 실종이 아닐 수 없다.

지금은 국제통화기금(IMF)체제로 전 국민이 절약을 생활화하고 있는 시기다. 공공시설물도 우리 국민 모두의 재산이라 생각하고, 잘 관리하고 깨끗이 보존해 다른 사람도 제대로 사용할 수 있도록 배려했으면 한다.

나종민 <광주시 동구 장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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