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의보적자 "3조5천억"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5면

의료보험 재정 확충을 위한 대책이 늦춰질 경우 2004년까지 의보재정 적자폭이 3조5천억원 규모까지 크게 늘어날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1996년부터 적자행진을 계속하고 있는 지역.직장 의료보험뿐 아니라 지난해 보험료 인상에 힘입어 흑자로 돌아선 공무원.교직원의보도 2003년부터 다시 적자로 돌아설 것으로 예상됐다.

이에 따라 보건복지부는 7월부터 동네의원을 들르지 않고 종합병원을 찾는 환자들에게 의보혜택을 없애고 포괄수가제를 도입하는 등의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 재정적자〓23일 국민의료보험관리공단의 의뢰로 삼성경제연구소가 작성한 '의료보험 재정 안정성 확보를 위한 정책대안의 설계' 보고서에 따르면 올 의보재정 총 적자는 1조6천4백여억원이 될 것으로 분석됐다.

이 보고서는 특별 대책이 마련되지 않는 한 의보재정 적자가 누적돼 99년 1조2천7백여억원의 적자가 2004년에는 3조5천여억원까지 늘 것이라고 예상했다.

99년 의보료가 57%나 인상된 공무원.교직원의보도 2003년 1백억원, 2004년 5백90억원 규모의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에 따라 보고서는 지난해 말 현재 적립금이 4천억원에 불과한 지역의보의 재정파탄을 막기 위해 ▶보험료를 8% 올리고▶징수율을 제고하며▶국고보조금을 총재정의 26%선에서 30%까지 높이는 초단기 대책을 제시했다.

삼성경제연구소 관계자는 "환자들의 병원 가는 횟수와 진료비가 늘어나는 추세인데다 재정악화를 의보료 인상으로 메우는 방안도 한계가 있어 의료전달 체계 효율화 등 근본적인 개선안을 서둘러야 한다" 고 말했다.

◇ 복지부 대책〓복지부는 보고서가 99년 7~8월을 기준으로 의보재정 상황을 분석했으나 이후 각종 대책으로 상황이 상당히 호전됐다고 23일 주장했다.

특히 복지부는 지난해 후반기부터 의보료 징수율이 90%대로 올라가고 경기호전으로 직장인들의 소득이 늘면서 의보료 수입도 증가, 지난해 재정적자가 예상치보다 4천여억원 적은 8천2백억원대로 줄었다고 밝혔다.

올해도 재정상황 호전이 계속돼 보고서가 추정한 적자액(1조6천4백여억원)을 크게 밑도는 2천7백여억원에 불과할 것이라는 분석.

복지부는 재정적자 해소를 위해 7월부터 '치과.한방과를 제외하고 안과.이비인후과.피부과.가정의학과.재활의학과 등' 동네의원을 거치지 않고 종합병원을 찾는 모든 환자에게 의보혜택을 주지 않는 국민건강보험법 시행규칙안을 마련, 관계부처와 협의 중이다.

또 ▶7월부터 일정한 질병 치료에 드는 진료비를 일원화하는 포괄수가제 도입 폭을 늘리고▶진료비 부당.과잉청구를 억제하며▶인력을 감축해 관리운영비를 절감하는 등의 대책도 마련하고 있다.

신성식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