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책은 상상력 기르는 예술작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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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그림책이란 게 얼마나 높은 수준의 예술작품인지 보여주고 싶었어요. 그림의 분위기와 감각, 색깔과 모양 그 자체가 독자들에게 스토리텔링을 할 수 있거든요.”

체코 출신 그림책 작가 크베타 파초브스카(81·사진)는 그림책의 예술성을 강조했다. 그는 23일부터 다음달 24일까지 서울 순화동 한국국제교류재단 문화센터에서 열리는 ‘제2회 CJ 그림책 축제’의 초청작가로 방한했다.

그에게 그림책의 그림은 단순히 글을 받쳐주는 배경이 아니다. 독창적인 예술작품으로 그만의 실험정신을 보여주는 창구다. 환상적인 색 배합과 기하학적인 구성, 독특한 입체 조형미가 그의 작품의 특징이다. 알루미늄이나 투사지 같은 독특한 재료를 사용하고 특이한 콜라주와 입체 팝업 등을 활용한다. 『성냥팔이 소녀』의 삽화에선 아이의 낙서 같은 스크래치 기법을 사용해 추상적인 작품으로 만들어냈다.

“아이들이 한번에 이해 못 할 수도 있죠. 하지만, 괜찮아요. 이해가 안 돼도 그림을 보고 즐기면 되고, 자기만의 상상력과 감성으로 느끼면 되는 것이지요.”

그는 평단의 호평을 받는 작가다. 그림책의 노벨상으로 꼽히는 ‘한스 크리스천 안데르센 상’(1992년)까지 수상했다. 국내에서는 『꽃 한 송이가 있었습니다』(베틀북) 등 그의 작품 여섯 권이 번역 출간돼 있다.

그는 “아이들의 상상력을 자극하고 새로운 색깔을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게 그림책 그림작가의 의무라고 믿는다”라고 말했다.

이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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