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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마을 만든 '치맛바람' 양삼부녀회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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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늘 같이 생활하다 보니 어느 집 숟가락이 몇개인지 꿰고 있을 만큼 서로를 잘 알뿐아니라 형제들처럼 믿고 의지 합니다. "

최근 농협중앙회의 평가에서 전국 3만6천여 부녀회 중 최우수 조직으로 뽑힌 양삼부녀회(전북 장수군 장계면 명덕리). 40~70대의 주부 40명으로 구성된 두메산골 부녀회지만 여느 도시마을 단체 부럽지 않은 알짜 부녀회다.

현재 부녀회 이름으로 마련된 공동기금만 6천여만원, 전통식품 가공공장과 농산물 집하장 등 부동산도 2억여원 상당이나 된다.

양삼부녀회원들은 농촌 주민들의 농한기라는 겨울철이 더욱 바쁘다. 각 농가서 3백여평 이상의 콩을 심어 수확한 뒤 공동작업을 통해 전통장류를 만들어 도시에 판매하기 때문이다.

올 겨울에는 콩 60여가마로 메주를 빚어 이미 1천여만원의 수입을 올렸다. 다음달쯤 간장.된장을 만들어 팔면 1천여만원의 수익을 더 벌어들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경기도 안양시 여성단체 협의회는 이들이 만든 된장.간장맛에 반해 여름방학이면 이곳에 내려와 밭을 메고 고추 등을 따며 농촌생활을 체험하기도 한다.

이 마을사람들은 또 10년전부터 자연농법으로 벼농사를 짓어 무공해 쌀을 생산하고 있다. 농약을 쓰지 않기 때문에 메뚜기가 많아 매년 가을이면 도시 사람들을 초청해 메뚜기 잡기 대회를 열 정도다.

이밖에 공동소득사업으로 휴경지에 고랭지.무.배추 등을 재배한다. 또 호박으로 만든 전통 음식을 개발해 전주시.안양시 등에 직거래 해오고 있다.

회장인 김순애(金順愛.53)씨는 "앞으로는 수익사업과 함께 독거노인이나 소년소녀 가장들을 위한 김장담가주기 등 불우이웃 운동도 적극적으로 벌여 한가족 같은 마을공동체를 꾸려나가는 데 앞장서겠다" 고 말했다.

장수〓장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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