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연수생 좀 보내줘요" 일손부족 중기 하소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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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울산 온산공단에서 자동차 엔진을 만들고 있는 동남정밀은 외국인 산업연수생(근로자)이 배정되기만을 학수고대하고 있다.

부족한 일손을 메우기 위해 연수생 16명을 보내주도록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에 긴급 요청했으나 한달 넘게 무소식이기 때문이다.

이 회사는 엔진 표면 연마를 담당하는 근로자가 모자라 대학 아르바이트생을 쓰고 있다.

중소기업들이 '외국인 근로자를 달라' 고 아우성이다.

특히 내국인 근로자들이 '3D 업종' 을 기피하는 현상이 심화되면서 외국인 연수자들에 대한 목마름은 한층 더해가고 있다.

여기에다 정부가 일자리를 잃은 내국인 근로자들의 취업 대비를 위해 기업들이 요청한 외국인 연수생 중 80% 정도만 배정하고 있어 기업들의 어려움이 커지고 있다.

19일 중기협중앙회에 따르면 1월말 현재 전국에서 1천3백63개 업체가 5천2백94명의 외국인 산업연수생을 요청했으나 실제 배정된 인원은 3천5백41명에 불과했다.

이 가운데 4백22명에 대해서는 업체를 알선하면서 체류기간을 연장해주기도 했다.

중소기업협동조합 관계자는 "체류기간이 끝나는 연수생들을 출국시켰더라면 기업체들의 요구를 절반도 채워주기 힘들었을 것" 이라고 말했다.

IMF관리 체제 직후 동남아 출신 연수생들이 일을 해보지도 못하고 되돌아가던 때와는 정반대 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셈이다.

국내 취업 중인 외국인 연수생은 1997년말 3만5천여명에서 98년 2만9천여명으로 줄었으나 지난해 연말엔 4만8백22명으로 IMF사태 전보다 1만3천여명이 더 늘었다.

허상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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