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민련 1차명단 발표] 현역 재기용…물갈이 외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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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자민련이 초고속 공천을 했다. 공천심사위(위원장 李澤錫.李珍雨) 첫회의를 연지 이틀만에 1차 명단을 발표한 것이다. 규모도 당초 예고된 30여명에서 1백8명으로 대폭 늘어났다.

◇ 3당 구도 만들기〓초고속 공천을 단행한 것은 민주당과 한나라당이 주도하는 '공천정국' 에서 소외되지 않기 위해서다. 공천에 참여한 한 의원은 "선거판을 양당이 아닌 3당 구도로 몰아가지 않으면 안된다는 절박감이 있었다" 고 설명했다.

◇ 물갈이 외면〓다른 두 당에 비해 현역의원의 물갈이는 거의 없다. 수도권과 영남권에서 불출마 선언을 한 의원을 빼곤 전원을 재공천했다.

6개 선거구가 있는 대전엔 한명도 1차 공천에 포함되지 않아 한때 대폭 물갈이설이 돌았다. 그러나 이양희(李良熙.동).강창희(姜昌熙.중).이원범(李元範.서갑).이인구(李麟求.대덕)의원이 다음주에 있을 2차 명단에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다.

◇ 안도한 확정자들〓김종필(金鍾泌.JP)명예총재의 지역구 출마가 검토되면서 긴장했던 김학원(金學元.부여)의원은 공천이 확정되자 안도했다.

민주당 이인제(李仁濟)선대위원장의 출마로 새로운 저격수가 모색됐던 논산-금산에도 현역인 김범명(金範明)의원이 그대로 공천됐다.

이완구(李完九.청양-홍성)의원은 경쟁자인 조부영(趙富英)전 사무총장이 선대본부장으로 이동하면서 1차 공천대열에 합류했다.

◇ 한나라당과 신경전〓같은날 공천발표한 한나라당에서 김윤환(金潤煥.구미)의원을 탈락시키자 명단인쇄까지 끝낸 최종두(崔鐘斗)위원장의 구미공천 발표를 보류하고, 전날 불출마선언을 한 박세직(朴世直)의원에게 긴급연락을 취해 출마를 요청했다.

그러나 朴의원이 "이미 안나간다고 했는데 말을 뒤집을 수는 없다" 며 고사하자 오후에 崔위원장 공천을 추가발표했다.

이런 해프닝때문에 오전 한때 당사엔 자민련이 김윤환 의원 영입에 나선 것 아니냐는 소문이 나돌기도 했다.

박태준(朴泰俊)국무총리의 측근인 신국환(辛國煥)위원장에 대해서도 당무회의에서 일부 참석자들이 이의를 제기해 보류됐다가 본인의 격렬한 항의로 다시 확정되는 등 해프닝이 잇따랐다.

자민련은 민주당과 한나라당에서 탈락한 의원들을 영입해 공천하는 이삭줍기도 적극 나서고 있다.

민주당 정한용(鄭漢溶.서울 구로갑)의원의 입당을 성사시켰으며 김인곤(金仁坤.함평-영광).홍문종(洪文鐘.의정부)의원 등에도 눈독을 들이고 있다.

◇ 눈길 끄는 공천자〓개그맨인 김형곤(金亨坤.서울 성동)명예총재 특보, 핵문제를 전문적으로 연구해 온 김태우(金泰宇.강남을)위원장, 14대 국회때 8전9기 의원으로 유명했던 김두섭(金斗燮.김포)씨 등이 공천됐다.

전영기.김정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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