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들이 좋다는 학교보다, 우리 아이에게 맞는 곳이 좋은 학교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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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의 배정 결과 81.5%가 선택 학교에 배정

고교선택제 시행을 한 달여 앞둔 지난 3일 서울시교육청이 발표한 모의 배정 실험 결과에 따르면 81.5%의 학생은 자신이 선택했던 학교에 배정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전체 배정 대상자의 1.7%는 자신이 속한 학군이 아닌 인근 학군으로 배정됐다. 이 학생들은 다소 먼 거리를 통학할 수도 있다는 의미다. 따라서 강남·목동 등 선호도가 높은 학교들이 밀집한 지역의 학부모들은 다른 학군에서 유입된 학생들로 인해 상대적 불이익을 받지는 않을까 우려하는 눈치다. 서울 월촌중학교의 김영임 교사는 “다른 지역의 학생들에게는 고교선택제가 기회일 수 있지만 목동 학부모들은 오히려 자녀가 원하는 학교에 가지 못할까 걱정하기도 한다”며 “일부는 지하철 9호선을 이용해 강남 학군까지 직접 가보는 이들도 있다”고 귀띔했다. 김 교사는 “모의 배정을 했다지만 실제 결과가 어떨지는 알 수 없어 학생·학부모·교사 모두 불안감이 여전히 높다”며 “자신이 희망하지 않은 학교에 배정될 경우 학교 생활에 대한 만족도가 떨어질 수 있으므로 신중히 지원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소신껏 지원하되 진학 후 내신성적도 고려

서울시교육청 중등교육정책과 전영식 장학사는 “명문대 진학률이 높은 학교는 원래 우수한 학생들이 집중됐기 때문일 수 있다”며 “남들이 좋다는 학교가 아닌 내 아이에게 적합한 학교를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 장학사는 “교통편과 함께 생활지도·학생 면담 등을 열심히 하는 학교인지를 살펴봐야 한다”며 “학교 홈페이지에 들어가 보거나 직접 관심 학교를 방문해 접근성과 학생들의 분위기를 알아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원거리 배정에 대한 불안감에 대해선 “3단계 일괄 배정을 받는다 해도 지난해 배정과 같은 수준의 범위에서 배정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기성 장학관은 “모의 배정에서 선호도가 높은 일부 학교는 경쟁률이 27대 1까지 됐다”며 “중복 지원할 수 있으므로 1단계에서부터 집에서 가까운 학교 중 마음에 드는 곳을 골라 지원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말했다. 유웨이 중앙교육의 이만기 이사는 “소신껏 자신이 원하는 학교에 지원하되 명문고로 알려진 곳은 내신성적에서 다소 불리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지자체나 개별 학교 단위로 여는 고교 설명회에 많은 학부모가 찾아 높은 관심을 보였다. 하지만 11월까지 예정됐던 설명회 가운데 상당수가 신종 플루 때문에 취소됐다. 중학교에 배포된 고등학교 선택 길라잡이 책자를 참고하거나 서울 고교 홍보 사이트인 하이인포(hinfo.ssem.or.kr), 학교 알리미 사이트(www.schoolinfo.go.kr)에 접속하면 학교 현황과 교육 과정 특징 등을 검색해 볼 수 있다.

최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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