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클릭! 이 기업] 일진다이아몬드(주)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5면

일진다이아몬드(주)는 세계 3대 공업용 다이아몬드 생산업체다. 미국의 GE와 남아공의 드비어스가 주무르던 공업용 다이아몬드 세계 시장에 1990년부터 뛰어들어 단숨에 20%의 시장점유률을 기록했다.

절삭 공구의 주요 소재인 공업용 다이아몬드는 ㎏당 수출단가가 1만달러가 넘는 고부가가치 제품. 그러나 기술 개발이 쉽지 않은데다 다국적 거대기업과 싸워야 하는 부담 때문에 국내외 대기업들이 꺼렸다.

공업용 다이아몬드는 흑연 재료를 5만기압 이상의 압력으로 누르고 섭씨 1천5백도의높은 온도로 가열해 만드는 극한기술의 하나. 일본에 2개의 공업용 다이아몬드 업체가 있으나 품질과 가격 경쟁력이 뒤져 일진의 제품이 해마다 5백만달러 이상씩 수출되고 있다.

일진은 85년 공업용 다이아몬드 개발에 나설 때 당시 전 계열사 매출액이 1천4백억원에 불과한 중견기업이었는데, 그 3분의 1인 5백억원을 들여 개발투자비와 생산시설을 갖추는 모험투자를 감행했다. 한국과학기술원(KIST)과 서울대 신소재 연구와 함께 산학협동을 통해 이 제품을 국산화했다.

일진이 공업용 다이아몬드를 국산화하자 GE와 드비어스의 협공이 만만챦았다.

국내 공급 가격을 내리는 등 저가 공세를 취한데 이어 GE는 94년 일진의 생산기술이 자신의 영업 비밀을 침범했다며 미국 법원에 제소했고 일진은 이에 맞고소하는 분쟁을 벌였다. 이를 두고 업계는 '골리앗과 다윗의 싸움' 으로 비유했는데, 두 회사는 결국 95년 서로 고소를 취하했다.

이런 어려움을 딛고 일진다이아몬드는 1인당 매출액이 4억원에 이르고 부채비율이 50%를 밑도는 초우량 기업으로 성장했다. 일진은 생산량의 70%를 수출하고 있다.

최근에는 공업용 다이아몬드를 활용한 이동통신단말기용 마이크로 프로세서에 들어가는 방열재.LCD(액정표시화면)패널 등의 개발에 나섰다.

공업용 다이아몬드가 열전도율이 높기 때문에 이를 응용한 소재분야로 사업을 늘린 것. 김규섭 사장은 "탄소구조물인 다이아몬드의 합성기술을 토대로 첨단소재 개발에 나서고 있다" 며 "자연산 보석과 순도가 거의 같은 보석 생산에도 도전중" 이라고 말했다.

고윤희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