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에도 누드 바람 분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7면

화장품에도 누드 바람이 불어닥쳤다. 속이 훤히 들여다 보이는 누드제품이 컴퓨터.핸드폰.삐삐.가전제품에 이어 화장품에도 등장해 히트하고 있다.

병뚜껑을 투명하게 만든 누드화장품은 향수에서 흔히 볼 수 있었지만 일반화장품에 응용돼 확산하기 시작한 것은 최근이다.

시중에 선보이자마자 젊은층이 즉각 호의적인 반응을 보여 누드제품이 회사마다 간판 브랜드로 떠올랐다.

지금까지 나드리는 사이버21, 로제화장품은 환희, 피어리스는 드방세 등이 주력이었으나 누드 브랜드가 이 자리를 모두 휩쓸었다.

화장품업계 관계자는 "종전의 주력제품이 실용성을 강조한데 반해 누드 제품은 투명한 디자인으로 순수.희망.자유로움을 상징한다" 며 "누드 브랜드가 새천년을 맞은 새 분위기에 맞아떨어지면서 젊은층의 인기를 얻은 것같다" 고 말했다.

나드리화장품이 피부와 대화하는 화장품이란 개념으로 올초에 내놓은 기초브랜드 '멜' 은 병뚜껑이 레드와인컬러의 누드 디자인이다. 감각적이고 세련된 이미지로 젊은층의 자유로움과 희망을 표현했다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나드리 관계자는 "도시여성들의 기대심리와 밝은 미래상을 투명한 재질의 디자인에 담았다" 며 "멜을 주력 브랜드로 키울 계획" 이라고 밝혔다. 나드리는 이미 멜을 '스타' 로 대접하고 있다.

종전에는 사이버21에 광고.영업.판촉활동을 집중했으나 올들어선 멜이 회사의 지원을 거의 독차지할 정도다. 광고비.판촉사원.이벤트.진열대 등이 대부분 멜을 위해 쓰이고 있다는 것이다.

로제화장품의 크리시아는 연두색과 하늘색이 섞여 맑고 깨끗한 이미지를 내려고 했다. 단순하면서 현대적 조형미로 투명하게 빛나는 이상향을 그리고 있다.

피어리스 엑시몬은 진한 청록색 디자인으로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형상화했다. 피어리스 관계자는 "투명한 뚜껑으로 맑고 깨끗한 여성의 이미지를 표현하려고 했다" 며 "젊은층의 인기가 좋아 엑시몬 판촉에 힘을 집중하고 있다" 고 말했다.

유니코스의 일렘은 흰색 투명컬러로 자신감 넘치는 여성의 당당한 모습을 담았다. 라미화장품의 '지오 식물수' 는 브랜드 이름처럼 자연을 그대로 표현하기 위한 디자인을 강조했고 소망화장품의 '꽃을 든 남자' 는 핑크빛 디자인으로 사랑의 설레임을 나타나고 있다.

이종태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