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학년도 대입안] 원하는 과목만 따로 시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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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200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체제 개편' 은 이에 앞서 2002년부터 시작되는 고교 7차 교육과정과 보조를 맞추기 위한 조치다.

고교에서 7차 교육과정이 시작되면 문.이과 구분이 사라지게 되며, 선택과목 수가 늘어나 학생이 원하는 과목을 수강할 수 있게 되는 등 교과과정이 크게 달라짐에 따라 수능도 일반형과 교과형으로 나눠 실시하는 것이다.

◇ 무엇이 달라지나〓총점 및 소수점 산출 등 '한 줄 세우기' 식 현행 수능은 2002학년도 1차 개편에 이어 2005학년도에 '좌우로 나란히' 식으로 완전히 개편된다.

현재 3개 영역(언어.수리.외국어)인 수능시험이 2002학년도에 5개 영역(언어.수리.사회탐구.과학탐구.외국어)으로 늘어나면서 소수점.총점이 폐지되고, 등급제(9등급)가 도입되며 선택과목별 난이도 차이를 감안하지 못하는 원점수는 폐기된다.

2005학년도 수능은 이보다 한발 더 나아가 적성시험 성격의 일반 수능과 학업 성취도를 측정하는 교과 수능으로 구분된다

일반 수능은 수험생들이 대학에서 교육받을 수 있는지 여부를 가리기 위해 언어.수리.사고력 등을 측정하는 성격이 강한 '적성검사' 형식이다.

여기에는 주관식.논술식 문항도 출제되며, 논술식 문항은 수험생들이 선택해 풀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예상된다.

교과별 수능은 고교 때 선택한 과목에 대한 성취도를 측정하는 것으로 특정 과목의 지식과 현실 적용능력을 평가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국어능력검사의 경우 일반선택의 국어생활과 심화선택의 화법.독서.작문.문법.문학 중 하나를 택일하는 형식이 될 가능성이 크다.

이에 따라 수험생은 지금처럼 모든 과목을 다 공부하며 골고루 좋은 성적을 거둬야 할 필요없이 원하는 과목을 시험칠 수 있고, 대학은 모집단위별로 전공영역 공부에 필요한 과목을 입시에 반영하게 된다.

◇ 후속 조치와 대비〓교육부 관계자는 "일반.교과별 수능을 한차례씩만 실시할지, 여러차례 실시할지, 시험은 누가 개발할 것인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고 밝혔다.

교육부 교육정책심의회 교육과정.장학분과는 이번 보고서에서 "국어능력검사, 수학이나 과학에서의 특정 자격검사와 유사한 것을 전문연구기관이 개발해 활용하는 방안도 가능할 것" 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올해 고교 2년생에서 한차례 바뀌는 수능체제가 올해 중 2년생에서 또다시 개편됨에 따라 학생.학부모들의 불안감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교육부 관계자는 "대학도 2002년부터 선택과목 중심의 고교 교육체제 기조에 맞는 대입전형 계획을 짜야 한다" 고 밝혔다.

◇ 미국 SAT와의 비교〓일반.교과별 수능체제는 미국의 수학능력 적성검사인 SATⅠ(사고력시험).Ⅱ(과목별 실력시험)와 유사하다.

미국 대학들은 SATⅠ의 일정 점수를 입학자격 기준으로 부여하고, 특정 학과에 진학하려는 학생들에게 특정 과목의 SATⅡ 성적을 요구하고 있다.

SATⅠ은 언어영역(유추.문장완성.비평).수리영역(오지선다형.사지선다 정량비교형.주관식 학생응답형)으로, SATⅡ은 영어.역사.수학.과학.외국어 등 다섯가지 주제군(15개과목)으로 나뉘어 선다형.작문.에세이 형식의 문제가 출제된다.

강홍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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