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자·사할린동포 지원하는 대한적십자사 정원식 총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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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탈북자가 난민지위를 인정받도록 하는데 적십자사가 가진 온 힘을 모아 볼 생각입니다. "

대한적십자사 정원식(鄭元植.72)총재는 3일 탈북동포와 사할린 동포 등 어려움에 처한 '우리동포 돕기 사업' 을 올 적십자사 최대 역점사업으로 삼겠다고 밝혔다.

2일 영구 귀국한 사할린 동포 60세대 1백19명도 이 사업의 일환으로 고국에 보금자리를 마련하게 된 것. 25일까지 모두 9백67명의 사할린 동포가 귀국할 예정이다.

또 알마타.타슈켄트등 중앙아시아에서 민족주의가 부활하면서 고려인, 즉 카레이스키들이 연해주로 쫓겨나 유랑생활을 하고 있어 이들에 대한 구호 활동을 펴는 것도 역점 사업중 하나다. 鄭총재를 만나 올해 적십자사의 활동계획을 들어봤다.

- 현안으로 떠오른 탈북동포의 난민지위 인정을 위한 구체적 계획이 있으십니까.

"이달중 중국 연변지역에 탈북자 실태조사단을 파견하고 그 조사 결과를 토대로 유엔.국제적십자위원회 등 국제기구와 공조체제를 구축하겠습니다. 중국정부가 현재 탈북자의 난민 지위를 인정하지 않고 있어 국제기구의 원조가 절실하기 때문입니다. "

- 북한동포를 위한 다른 사업계획은 무엇입니까.

"16일 남북한과 일본.중국.몽골 적십자사 사무총장이 베이징(北京)에서 만나 북한 어린이 돕기 운동을 논의하게 됩니다.

3월쯤에는 밀가루와 분유 10억원어치를 1차로 북한에 보낼 예정입니다. 우리동포 돕기 사업은 온 국민의 관심과 지원 아래서만 가능한 만큼 적극적인 후원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

- 헌혈사업도 적십자사의 주요 활동중 하나 아닙니까.

"지난해 말라리아가 돌면서 헌혈인구가 줄어들 것으로 걱정했습니다만 무려 2백46만여명의 국민들이 헌혈사업에 동참했습니다. 올해도 최대한 국민의 호응을 이끌어내 헌혈인구를 2백80만명선으로 끌어올릴 계획입니다. "

- 새로 펼칠 '인간재해' 구호활동 사업이란 무엇입니까.

"인간의 삶중 가장 아름다운 시기라 할 고교.대학 시절에 청소년들이 향락주의에 젖어드는 게 참으로 안타깝습니다.

이 시기에 청소년 적십자활동(RCY) 등을 통해 남을 돕는 봉사정신을 배울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이같은 맥락에서 올해는 자연재해 구호활동 뿐 아니라 교통사고 줄이기 운동과 청소년 흡연예방.에이즈 예방 교육 등 '인간 재해' 구호활동을 전개할 계획입니다. "

- 적십자사 사업을 효과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선결돼야 할 과제는 무엇입니까.

"다양한 사업추진을 위해서는 회비 모금이 절실합니다.

지난해까지는 통.반장들이 걷어줬지만 올해부터는 자율납부로 모금 방식으로 바뀌었기 때문이지요. 1월20일~3월31일까지를 집중모금기간으로 설정해 약 3백50억원의 회비를 모금할 계획입니다.

북한동포와 재해구호활동 등 봉사활동을 위해서는 국민들의 동참이 절실한 만큼 조금 귀찮으시더라도 '국민들께서 은행 지로창구를 방문해 '적십자사 활동을 후원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신성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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