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우리말 바루기 49. 복합어와 띄어쓰기(2)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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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9면

'너무지개같다'. 어떻게 띄어 썼나요. '무지개처럼 아름답다'고 칭찬했나요. '개처럼 성질이 더럽다'고 욕했나요.

띄어쓰기는 글의 내용을 쉽게 이해하게 하고 뜻을 정확히 전달하기 위해 의미 단위를 벌려 쓰는 것이다. '너 무지개 같다'고 해야 할 것을 '너 무지 개 같다'고 했다면 큰 실례가 아닌가.

맞춤법 총칙 제2항과 제5장은 띄어쓰기에 대해 '문장의 각 단어는 띄어 씀을 원칙으로 한다. 조사는 그 앞말에 붙여 쓴다. 의존명사는 띄어 쓴다. (가운데 줄임) 보조용언은 띄어 씀을 원칙으로 하되 경우에 따라 붙여 씀도 허용한다. (아래 줄임)'고 규정하고 있다. <자세한 어문 규정은 국립국어연구원 홈페이지(www.korean.go.kr) 참조>

띄어쓰기의 어려움은 크게 두 가지다. 첫째, 의존명사인지 조사.접사.어미인지 구별하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둘째, 복합어 문제다.

먼저 '조사는 붙여 쓰고, 의존명사는 띄어 쓴다'는 규정을 보자. 우리말엔 같은 형태라도 쓰임에 따라 품사가 달라지는 단어가 적지 않다. '뿐, 만큼, 만' 등은 의존명사로도, 조사로도 쓰인다. '사랑할 뿐, 아픈 만큼, 1년 만에'에선 의존명사로, '나뿐 아니라, 사랑만큼, 생각만 해도'에선 조사로 쓰였다. '간(間), 차(次)'의 경우 '서울~부산 간, 놀던 차'에선 의존명사고, '이틀간, 참석차'에선 접미사다. '데, 지' 등과 같이 의존명사와 어미의 문제도 있다. 당연히 의존명사의 경우 띄어 써야 하고, 어미라면 붙여 써야 한다.

김승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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