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녀 흡혈귀 사냥꾼 안방극장 재등장-MBC '미녀와 뱀파이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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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1면

'미녀와 뱀파이어' 가 돌아온다. MBC는 겨울방학특선으로 10대 고교생들이 흡혈귀사냥에 나서는 외화시리즈 '미녀와 뱀파이어' (원제 Buffy the Vampire Slayers)의 미방영분 13회를 오는 17일부터 매주 월~목 오전 11시에 방송한다.

미국 20세기폭스가 제작, 워너브러더스 TV네트워크가 배급한 이 시리즈는 제작 첫해인 지난 97년 국내에도 바로 소개됐지만 다소 엉뚱한 제목으로 번역된 데다가 자정 넘어 심야에 방송돼 큰 주목을 끌지는 못했다.

그래도 이 외화의 재미에 사로잡힌 몇몇 눈 밝은 시청자들은 주인공 버피역을 맡은 배우 사라 미셸 겔러의 이름을 기억해두었을 정도로 컬트적 분위기를 탔다.

이 작품에서 보여준 활달하고 섹시한 10대 이미지 그대로 스크린에 진출한 겔러는 '나는 네가 지난 여름에 한 일을 알고있다' '스크림2' '사랑보다 아름다운 유혹' 등을 통해 청춘스타로 자리를 굳혔다.

이 시리즈는 98년 에미상에서 분장상.음향편집상을 받았고, 겔러에게는 99년 미국 SF.공포.팬터지 영화제 여우주연상을 안겼다.

주인공 버피는 학교 체육관을 불태우는 등 사고뭉치 고교생이지만 알고보면 1백년에 한 명 나타난다는 흡혈귀 사냥꾼. 그의 능력을 알아본 도서관 사서 자일스 선생님과 친구들의 도움을 받아가며 버피는 매회 흡혈귀들과 한판 승부를 벌인다.

언뜻 황당한 SF시리즈처럼 보이는 줄거리 속에 남녀 고교생 간의 로맨스, 동성 친구와의 우정, 가정 문제 등 10대들의 관심사가 재치있게 녹아나는 것이 미국 내에서 장기 제작된 인기 비결. 돌려차기로 흡혈귀들을 무찌르는 액션 연기를 위해 겔러는 방송초기인 4년전부터 태권도를 익혀온 것으로 알려져있다.

이번 방영분은 97~98년 제작된 2차시리즈 중 지난해 '납량특집' 으로 잠깐 방송되었던 9편에 이어지는 것. MBC는 후속 시리즈를 구매하지 않아 '미녀와 뱀파이어' 는 겨울방학 동안의 반짝 귀환으로 끝날 것 같다.

이후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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