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젤투자, 30~40대 회사원이 주축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6면

신생 벤처기업에 자금을 지원하고 이들 기업이 공개된 뒤 투자수익 회수를 기대하는 '엔젤 투자가' 의 대부분은 30, 40대 회사원이며, 이들의 투자 규모는 한해 평균 4개 기업에 7천여만원 정도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과 서울엔젤클럽은 최근 엔젤 투자가 6백명을 대상으로 조사 결과를 통해 이같이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엔젤 투자가의 평균 나이는 42.3세이고, 10명 중 7명이 30, 40대인 것으로 조사됐다. 학력은 대학졸업 이상이 88%였다.

ETRI의 김주성 산업지원정책연구팀장은 "미국에서는 엔젤 투자가가 보통 사회생활에서 은퇴해 자금 여유가 있는 50대" 라며 "그러나 국내에선 엔젤 마인드가 활성화되지 않아 모험심이 많은 30, 40대가 압도적으로 많다" 고 설명했다.

이런 성향은 투자가의 현재 직업과 전직에서도 나타난다. 회사원이 37.6%로 가장 많은 데 반해, 회계사.세무사.법조계 등 전문직은 1~3%에 불과했다.

김 팀장은 이에 대해 "정보화 시대를 맞아 회사원들이 다른 직종보다 기업 정보를 많이 접하기 때문" 이라고 분석했다.

투자자금은 대부분(80%) 금융권의 여유 자금으로 굴리고 있으며, 지난 1년간 개인당 평균 4개 기업에 7천7백80만원을 투자했다. 기업 한 곳당 1천9백만원 꼴이다. 투자 대상 기업은 평균 창업 후 2.2년 된 벤처기업이며, 투자할 때 우선적으로 고려하는 점은 안정성보다 수익성인 것으로 조사됐다. 투자방법은 신주발행이나 증자 때 참여하는 경우(59.1%)가 가장 많고, 회수 방법과 시기로는 각각 기업공개 때 및 투자 후 1~3년이 선호됐다.

엔젤 투자가는 그러나▶재무상황 등 투자정보 부족(64.7%)▶자금 회수 제한(23.5%)때문에 투자에 많은 제약을 받고 있다고 응답했다. 따라서 정부가 하루 빨리 장외거래를 활성화하고(60.5%), 엔젤 투자에 대한 세제 혜택을 늘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원호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