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패트롤] 휘청거리던 증시 안정 되찾을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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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5면

연초부터 금융시장이 출렁거렸다. 주가는 급락하고 금리는 다시 두자릿수로 올랐으며 환율은 널뛰었다.

지난주 주식시장은 기대했던 1월효과를 무색케 했다.

미국 증시의 등락이 다음날 바로 세계시장에 영향을 미쳤다. 인터넷.정보통신주의 거품이 빠지는 모습을 보였다.

코스닥시장의 주가가 15%나 하락한 가운데서도 기업들은 앞다퉈 새해 사업으로 인터넷 관련 사업을 꼽았다.

다행히 지난 7일 나스닥 등 미국의 3대 주가지수가 모두 올랐다. 금주에는 이 점이 일단 국내증시에 심리적인 안정감을 줄 것으로 보인다.

증시 움직임은 외환시장에도 영향을 미쳤다. 주가가 급락하자 외국인 주식투자자금이 덜 들어올 것으로 보고 달러를 사려는 사람이 많아 환율이 올랐다. 지난주 달러당 원화 환율이 매일 8~12원씩 오르내리는 바람에 무역업체들은 갈피를 못잡았다.

원화가치는 기본적으로 국내 외환시장에 달러가 많아 절상될 요인을 안고 있는데, 외국인 주식투자자금 규모에 따라 민감하게 움직인다. 금주에는 오르내림 폭이야 줄겠지만 환율이 안정되는 데는 시간이 더 걸릴 것 같다.

한국은행이 콜금리를 현 수준으로 유지하겠다고 밝혔지만 지난주 회사채 수익률은 다시 10%대로 높아졌다. 시중 자금이 단기 금융시장으로 옮겨가 채권을 사려는 세력이 적은데다 지난해 채권시장안정기금의 개입으로 억눌렸던 실세금리가 제 자리를 찾아가는 모습이다.

대우 채권을 95%까지 환매해주는 시한(2월 8일)이 얼마남지 않은 점도 채권매수 기반을 약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금주 중반에 이뤄질 개각에서 경제팀이 어느 정도 바뀌느냐도 관심거리다.

차기 총리직을 수락한 자민련 박태준 총재는 실물경제를 중시하는 스타일로 경제장관 가운데 자기 사람을 심을 경우 부분적으로 현행 경제정책이 손질될 수도 있다.

지난주 포드의 협상단이 방한해 산업은행 관계자를 만나 대우자동차 인수 의사를 밝혔고 금주에 실사단이 내한한다.

제너널 모터스.포드.현대자동차 등으로 대우차 인수 경쟁이 뜨거워지면서 점차 그 구도의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수수료율을 내려달라며 실력행사에 들어간 백화점업계와 비씨카드의 싸움이 다른 업종으로 번지고 있다. 이 과정에서 고객들만 불편하지 않도록 양쪽이 성의를 보여 빨리 해결해야 할 것이다.

더구나 백화점들은 지난 7일부터 대부분 새 천년 첫 세일에 들어갔다.

서울과 수도권 신도시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나타난 전세 물건 부족 현상은 쉽사리 해결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겨울방학을 맞아 이사철이 시작된데다 새 천년 초와 봄에 결혼하는 예비 신혼부부들이 많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제2의 중동 신도시로 불리는 부천 상동지구'(4천3백가구)' 아파트가 분양되는데, 올해 수도권 아파트청약 기상도를 가늠하는 잣대가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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