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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표적 공천' 채비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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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상대 정당의 핵심 인사들에 대한 '표적 공천' 을 대폭 강화하는 움직임이 수도권 총선 채비에 나선 여야의 뚜렷한 흐름으로 포착되고 있다.

15대 국회 회기 중 첫 정권교체와 여야의 극한대치로 감정의 골이 깊어진 데다 내년 총선을 집권 후반기 정국의 분수령으로 여기는 정치권의 다급함 때문이다.

각당 지도부가 우선 과녁이다.

국민회의는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총재의 지역구인 송파갑에서 후보를 내지 않는 대신 무소속인 장세동(張世東)전 안기부장이 나와주길 바라고 있다.

송파갑의 혼전으로 李총재를 지역구에 묶어둘 경우 전국 유세 지원이 어려워지는 데다 5공 세력과의 유대를 강화하는 효과도 있다는 계산법이다.

한나라당은 국민회의 총재권한대행을 지낸 조세형(趙世衡)의원의 광명을 지역에 이 지역 재선 출신인 손학규(孫鶴圭)전 의원의 배치를 내정했다.

지난해 7.21 보궐선거에서 전재희(全在姬)전 광명시장을 대타로 내 1천3백여표차 접전을 이뤄냈던 곳이어서 孫전의원이 직접 나서면 예측 불허의 접전이 예상되고 있다.

한나라당은 국민회의 김영배(金令培)전 총재권한대행이 6선을 노리는 양천을에는 전국구 김영선(金映宣)의원의 포석을 검토 중이다.

金의원은 최근 단식투쟁으로 여성 표를 끌 수 있는 능력이 높아졌다는 것.

정치공세의 선봉장이었던 인사들도 표적의 예외가 아니다.

언론문건 사태 때 릴레이 폭로로 여권에 미운 털이 박힌 한나라당 이신범(李信範)의원에게는 '저격수 선발' 경쟁마저 치열할 정도.

국민회의 박홍엽(朴洪燁)부대변인과 장성민(張誠珉)전 청와대 상황실장이 '이신범 정조준' 의 적임자를 자처하며 치열한 공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여권이 야당의 대표적 '매파' 로 낙점한 이재오(李在五.은평을)의원은 경실련 부정부패추방운동본부장 출신의 이석형(李錫炯)변호사 또는 오영식(吳泳食)전 전대협 의장 등 여권 신예들의 거센 도전을 받아야 할 처지.

야당의 원내 공세를 지휘한 한나라당 이부영(李富榮)총무의 강동을도 안전지대는 아니다.

국민회의측은 "서울 어느 곳에 내도 당선" 이라고 자신하는 강덕기(姜德基)전 서울부시장의 이 지역 공천을 고려하고 있다.

신당의 대변인인 김민석(金民錫)의원의 영등포을은 한나라당이 재선 저지를 벼르는 곳. 신당 바람을 잠재우기에는 이 지역이 적격이라는 판단에서다.

항명 파동 등으로 지명도가 높은 심재륜(沈在淪)전 대구고검장.원희룡(元喜龍)변호사를 내놓는 방안까지 거론되고 있다.

여기에다 의정활동 최우수 의원으로 뽑힌 김홍신(金洪信.전국구)의원의 투입을 검토하고 있다.

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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