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권 돋보기] 청약률과 프리미엄 '따로 따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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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7면

서울 11차 동시분양 아파트 계약이 완료되면서 분양권 프리미엄이 어떻게 형성되는 지에 당첨자와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번 동시분양 아파트의 프리미엄 시세의 특징 가운데 하나는 '프리미엄이 청약률 순은 아니다' 라는 점이다.

경쟁이 치열했음에도 불구하고 프리미엄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아파트가 있는가 하면, 미분양이 우려됐던 아파트에 의외의 웃돈이 붙었다.

1순위에서 1백34대 1이라는 기록적인 경쟁률을 보였던 이촌동 삼성리버스위트 65B평형(분양가 10억2천9백만원)은 현재 3천만~5천만원의 프리미엄이 형성됐다.

하지만 이는 중개업계가 당초 예상한 것보다 1천5백만원 정도 낮은 수준이다.

그나마 이 아파트는 한강을 바라 볼 수 있다는 이점이 있어 형편이 좀 나은 편이다.

역시 96.8대1의 높은 경쟁률을 보였던 응봉동 리버그린 동아 32평형은 1천만~2천만원, 29.3대 1을 기록한 신공덕동 삼성 24평형은 1천만원의 웃돈이 붙는 데 그쳤다.

반면 1순위 청약에서 20가구가 미분양됐던 상계동 극동 늘푸른 아파트33평형은 1천만원의 프리미엄이 붙었고 16가구가 미분양됐던 길음동 동부 43평형도 5백만원의 웃돈이 붙어 매물이 나오고 있다.

도봉구 동아 34, 42평형도 순위에서 미분양이 됐지만 5백만~1천만원의 프리미엄이 형성돼 있다.

21세기컨설팅 문형철 팀장은 "청약률과 프리미엄 수준이 일치하지 않는 것은 가수요의 영향 때문" 이라며 "당첨된 뒤 층과 호수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과감히 계약을 포기하는 추세도 한 요인" 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동시분양 아파트의 분양권 거래는 아직 많지 않으며 시세도 대부분 파는 사람이 요구하는 값이다.

당첨자들도 관망하면서 물건 내놓기를 주저하고 있다. 지난 10차 동시분양에서 당첨자 발표 직후 단기차익을 노린 청약자들이 매물을 무더기로 내놓던 때와 상당히 다른 분위기다.

인근 중개업소들은 2~3개월 정도 지나 내년 봄 이사철이 되면 프리미엄 시세가 움직이면서 거래도 활성화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김남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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