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역사 454명, 고양서 세상 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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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9면

세계의 역사(力士)들이 경기도 고양으로 몰려온다. 고양세계역도선수권대회(11월 20~29일·고양 킨텍스) 사무국이 1일 밤 참가신청을 마감한 결과 78개국 454명의 선수가 참가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은 대회 4연패를 노리는 장미란(26·고양시청)을 비롯해 남녀 10체급에 16명의 선수가 출전한다. 지난해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15명 중 10명이 참가해 기량을 겨룬다.

◆장미란 4연패 청신호=장미란의 세계선수권 4연패 기회가 활짝 열렸다. 여자 75㎏ 이상급 선수 17명 중 이렇다 할 경쟁자가 없다. 라이벌 무솽솽(중국)은 부상으로 출전을 포기했다. 세계랭킹 2위 올라 코로브카야(우크라이나)와 3위 마리아 그라보베츠카야(카자흐스탄)도 불참한다. 국제역도연맹 랭킹 10위권 중 5명이 장미란에게 도전하지만 랭킹 3위 타티아나 카시리바(러시아) 정도가 복병이다.

하지만 카시리바도 개인 최고기록이 합계 280㎏으로 장미란의 326㎏(인상 140㎏·용상 186㎏)에 한참 모자란다.

다만 전력이 베일에 싸인 멍수핑(20·중국)은 요주의 대상이다. 무솽솽의 후계자로 평가받는 멍수핑은 아직 세계대회 출전 경력이 없다. 지난달 열린 중국 전국체전에서 313㎏(인상 134㎏·용상 179㎏)을 들어올려 4위를 차지했다.

중국은 전국체전에서 1·2위를 차지한 치시휘(합계 324㎏)와 저우루루(합계 323㎏)는 참가시키지 않았다.

최성용 대한역도연맹 부회장은 “중국은 나이가 어리고 발전 속도가 빠른 멍수핑을 무솽솽의 대를 이을 선수로 육성하고 있다. 멍수핑도 무솽솽 정도는 된다고 생각해야 한다. 베이징 때도 결국 혼자와의 싸움을 했다. 긴장감이 떨어지지 않도록 세계기록을 목표로 준비를 해야 한다”고 경계했다.

◆사재혁 중국세와 경쟁=남자역도의 간판 사재혁(24·강원도청)도 생애 첫 세계선수권 타이틀을 노린다. 이번 대회 77㎏급에서는 강자들을 만났다. 중국의 수다진과 뤼샤오준은 지난달 중국 전국체전에서 나란히 1·2위를 차지할 만큼 최근 페이스가 좋다.

수다진과 뤼샤오준은 각각 합계 374㎏과 373㎏을 기록해 사재혁의 기록 366㎏보다 7~8㎏ 높다. 이형근 남자대표팀 감독은 “국내에서 처음 열리는 대회라 선수들의 의지가 강하다. 훈련 성과가 좋아 결과도 좋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낯익은 스타들=현역 최고의 역사 마티아스 슈타이너(독일)가 참가 신청서를 냈다. 지난해 베이징 올림픽 남자 120㎏ 이상급에서 금메달을 딴 그는 시상식장에서 2007년 교통사고로 숨진 아내의 흑백사진을 꺼내 주위를 숙연하게 만든 주인공이다.

베이징 올림픽에서 태국 역사상 처음으로 역도에서 금메달을 따내 국민적 영웅이 된 프라파와디 나타라쿤도 온다.

여자 53㎏급의 프라파와디는 한국의 기대주 윤진희(23·원주시청)와 치열한 경쟁을 벌이게 됐다. 베이징 올림픽에서 프라파와디에게 밀려 2위를 차지한 윤진희는 설욕을 다짐하고 있다.

장치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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