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책] 행크 휘트모어 '뉴스 속의 뉴스 CNN'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9면

24시간 뉴스채널 CNN의 창업자 테드 터너. 미국 남부의 광고업자로 출발해 '뉴스 왕국' 을 건설한 그의 성공 비결은 발상의 전환과 특유의 추진력, 그리고 탁월한 용인술(用人術)이었다.

다큐멘터리 작가인 행크 휘트모어가 쓴 '뉴스 속의 뉴스 CNN' (김석희 옮김.흥부네박.9천8백원)은 그러한 테드 터너의 창업정신을 그려낸 책이다.

80년 6월1일 CNN이 "24시간 동안 쉬지 않고 세계 곳곳의 사건 사고를 당신의 안방에 보내주겠다" 며 창립됐을 때 사람들은 비웃었다.

자신의 전 재산 1억달러를 과감히 투자한 터너는 CBS뉴스의 명 앵커 댄 레더가 누구인지도 몰랐을 정도로 미디어에는 문외한이었던 인물. 그러나 뉴스 시장에 관한 예측, 발빠른 투자같은 그의 모험정신은 다른 거대 방송의 허를 찔렀다.

그는 기존 거대 매체가 30분간, 그것도 광고를 빼면 겨우 22분간 연출된 뉴스를 내보내는 것과 달리 설사 '실수를 하더라도 생생하고 또 생생하게 생방송으로 뉴스를 만들자' 는 전략을 펼쳤다.

이 전략은 그대로 적중해 레이건 대통령 저격사건.챌린저호 폭발사건.걸프전 등 사람들의 뇌리에 생생히 남아있는 장면이 모두 CNN의 작품이었다.

물론 테드 터너의 능력만이 전부는 아니었다.

ABC 등 미 유력 3대 매체로부터 소외당한, 그러면서도 뉴스에 대한 애정과 능력이 넘치는 사람들이 터너 주위로 몰려들었다.

리스 숀펠트.버트 라인하트.알렉 네이글 등. 터너는 그들에게 성취욕을 불러일으키고 권한과 책임을 과감히 부여하는 열린 용인술을 썼다.

그런 요소가 한데 모여 CNN은 불가능을 가능하게 한 인간들의 성공 드라마 자체가 됐다.

우상균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