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동 시사애니 '정치야, 맛좀 볼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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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6면

한겨레 신문을 통해 신문 만평계에 신선한 충격을 던졌던 박재동 화백. 그는 TV만평이라는 새로운 장르의 개척자이기도 하다. 그가 국내 최초로 제작한 2분30초짜리 시사 디지털 애니메이션은 지난해 8월부터 올해 7월까지 MBC '굿모닝 코리아' '뉴스데스크' , KBS '시사터치 코미디 파일' 등을 통해 방송됐다.

비디오로 출시된 '정치야 맛좀 볼텨' (시네마트.18세 이용가)는 그동안 TV를 통해 방송된 애니메이션 40편을 한데 모은 것. 르윈스키의 드레스에서 추출한 정액을 이용, '복제 클린턴' 을 만들어내는 '쥬라기 공원3' (98년 8월 방송)이나 김대중 대통령과 김종필 국무총리가 점괘를 보러 갔다가 점쟁이로 변장한 이회창 총재를 만나는 '궁합' (99년 1월) 등 정치인들의 행태를 신랄하게 비판하는 작품들이 대부분이다.

또 학부모들의 '촌지 실탄' 을 맞고 교사들이 쓰러지는 내용을 담은 '학교기담' (98년 10월)이나 김치를 먹고 싶어하는 어머니를 위해 아들이 부잣집 김치 냉장고를 훔쳐오지만 현금만 그득하자 눈물을 흘린다는 '불효자는 웁니다' (99년 4월) 등에선 날카로운 사회 풍자정신을 느낄 수 있다.

그는 정치인이나 비리 공무원에 대한 비판 뿐 아니라 한일 어업협상 실패, 병역비리, 스크린 쿼터 등 다양한 문제를 다룬다.

박씨의 이 같은 작업은 90년 '서울무비' 등에서 국내 창작 애니메이션의 물꼬를 터온 애니메이션PD 오성윤씨의 도움이 없었다면 불가능했다.

오씨는 현재 박씨와 함께 극장용 장편 애니메이션 '오돌또기' , TV 시리즈 '아구찜과 빠가사리' 등을 제작하고 있다. 애니메이션 화면을 담은 같은 제목의 책(신성미디어)도 출간돼 있다.

문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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