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인질 구출한 아우세프 전 잉구슈 대통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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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러시아 남부 북오세티야 공화국 학교 건물에 억류돼 있던 인질 수백명 중 일부를 구출해 낸 주인공은 루슬란 아우세프(50.사진) 전(前) 잉구슈 대통령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2일 오후 인질극 발생 후 처음으로 학교 체육관 건물 안으로 들어가 테러범들과 20여분에 걸친 담판을 벌인 끝에 부녀자와 갓난아이 등 26명을 구출하는 데 성공했다. 아우세프는 러시아 남부 카프카스 지역에서 가장 존경받는 정치인 가운데 하나다. 이 지역 소수 민족들의 이익을 대변하며 러시아 중앙정부의 정책에 줄곧 비판적 입장을 취해 왔기 때문이다.

1993년 소련 붕괴 이후 처음으로 실시된 잉구슈 대선에서 초대 대통령으로 선출된 그는 98년 대선에서 재선됐다. 제1차(1994~96년), 2차(1999~현재) 체첸전 기간 중 암암리에 체첸 반군들을 지원하거나 이들에게 동정적 입장을 취했다. 이 때문에 크렘린의 눈엣가시가 된 그는 결국 2001년 말 러시아 중앙정부의 압력을 받아 잉구슈 대통령직에서 자진사퇴했다. 이듬해 잉구슈를 대표하는 러시아 상원 의원으로 선출돼 정치적 재기에 성공했으나 당선 3개월 만에 "상원이 소수 민족 문제를 해결할 의사가 없다"고 비판하며 의원직을 내던졌다. 그 뒤 정치 일선에서 물러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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