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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나리자에서 배우는 투자의 지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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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 루브르 박물관 홈페이지(rouvre.fr)

“저 혹시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모나리자라는 그림을 아십니까?”

“아..예..알지요..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그림 아닙니까?”

“그렇지요..그럼 그 그림의 배경이 무엇인지 혹시 기억나십니까?”

“예? 배경이요? 가만있자? 모나리자 그림은 어렴풋이 생각나는데…배경은…배경은…

가정집 벽지인가? 아니면 배경이 있기는 있었나? 창문인가? …………”

최근에 모 화랑을 경영하시는 분과 식사를 할 기회가 있었는데 그분의 갑작스런 질문에 당황한 적이 있었다.

물론 필자가 미술에 대해서 전문가도 아니고 애호가나 수집가도 아니지만 그래도 ‘모나리자’그림은 모르는 사람이 없을 것이다.

하지만 그 모나리자 그림의 배경이 무엇이었는지 기억하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실제 모나리자 그림을 프랑스 파리의 루브르박물관에 가서 두 번씩이나 보았던 필자도 이 모양이니 말이다.

실제 모나리자 그림의 배경은 두 가지로 되어 있다.양쪽의 배경이 서로 일관되지 않고 각각 따로 노는 격이라고 하는데 한 쪽은 산길이 흘러가고 있고 한 쪽은 강이 있고 다리가 놓여 있다.

보통의 배경은 점소멸원근법을 사용해서 원근법이 잘 표현되어 있지만 이 모나리자 그림의 배경만을 보면 무언가 대칭이 맞지 않고 실제 가장 미스터리 한 미소라고 할 수 있는 모델의 미소와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다.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은 모나리자 그림의 여자 모델이 누구인지? 왜 눈썹이 없는지? 오른손과 왼손의 위치는 어떻게 되는지 관심이 있을 뿐이지 실제 배경까지 정확하게 기억하는 사람은 없다.

투자도 배경을 기억하자

오늘 아침 신문기사를 보면 이런 기사들이 많이 눈에 띄었다.

“브라질 펀드 100%가 넘는 수익률 .....(이하 생략)”

“금에 대한 투자전략 세 가지..온스당 2,000달러까지 오를 수 있어…”

“중소형주 펀드에 관심을 갖자..”

“경기회복 기대감…원자재 펀드 고공행진…”

제목만 봐도 이대로 가만히 있으면 안될 것 같은 기사들이다.

즉,모나리자의 여자 모델에 관한 기사들인 것이다.하지만 그 배경에 대한 내용은 쉽게 찾을 수가 없다.

금에 대한 투자를 해서 금값이 올라가면 수익률을 거두자는 기사가 있지만 달러가치가 떨어지면서 즉 환율이 하락하면서 발생하는 환차손에 대한 고려에 대한 강조는 찾기가 쉽지 않다.

최근에 브라질 펀드가 수익률이 좋지만 같은 브라질 펀드라도 운용되는 업종에 따라서 투자 시기에 따라서 수익률이 천차만별이라는 주위환기성 기사는 찾기가 쉽지 않다.

투자자들은 투자하는 순간부터 낙관론자가 된다는 얘기가 있듯이 그져 수익률이 좋고 수수료가 저렴하고 기대가 큰 종목이나 금융상품위주로 투자를 한다고는 하지만 실제 그 배경에 대한 정확한 분석과 의미를 찾기는 쉽지가 않다는 것이다.

러시아 펀드가 2009년 상반기에 기본적으로 70%가 넘는 수익률을 보이고 있지만 최근 몇 년 사이의 수익률 흐름을 보면 등락률이 심해서 중장기적으로 선뜻 투자하기가 꺼려지는 배경을 봐야 한다.

원유가격 상승을 비롯한 원자재 가격상승의 영향이 크다는 배경을 봐야 한다.

저축은행의 정기예금을 원리금 합산 5,000만원까지 예금자 보호법을 겨냥해서 4,500만원 정도 예치하면 안심이라는 생각도 좋지만 만에 하나 해당 저축은행이 영업정지나 파산을 하게 되면 실제로 내 돈을 찾을 수 있는 기간은 짧게는 4개월에서 6개월 후라야 된다는 배경을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 외에도 무수히 많은 투자에 있어서 실제 전면에 내세운 모델만을 보고 투자하지 그 배경이나 이면의 모습을 낱낱이 살펴보는 투자자는 드물다.

신문기사나 증권회사,연구소의 리서치 자료를 볼 때에도 ‘~기대’,’~예상’,’~전망’,’~상승’의 늬앙스의 내용들 보다는 ‘~주의’,’~우려’,’~되짚어봄’,’~의문’의 늬앙스의 내용들을 더 신경 써서 눈을 부라리고 살펴보도록 하자.

전세계의 금융시장이 모래사장의 모래 밑에 숨겨놓은 꼬이고 꼬인 밧줄처럼 막상 들어올려보면 어떤 줄과 연결되어 있는지 어떤 방향으로 가야 하는지 쉽게 알 수 없게 되어 버린 요즘이다.

이러한 시기에는 더욱 낙관론자보다는 비관론자의 마인드가 더 필요할 때라고 보여지고 스스로가 생각해서 정말 보수적이라는 얘기를 들을 수 있을 정도로 투자의 신중함이 필요한 요즘이다.

서기수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