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실업 40만시대] 임시·일용직만 늘어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9면

대졸자를 포함한 '청년층(15~29세)' 의 실업 문제는 경제활동인구 통계와 각종 분석에서도 확인된다.

통계청 집계에 따르면 97년 8월 4.7%였던 20대 실업률은 지난해 같은달 두배가 넘는 11.7%로 급상승한 뒤 전체 실업률이 4.6%로 떨어진 지난 10월에도 7.8%를 기록,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이에 따라 96년 3분기 5백26만여명이던 청년층의 취업자 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 4백37만여명으로 90만명 가량 감소했고, 올 3분기엔 4백43만여명을 기록, 소폭 회복되는 데 그쳤다.

또 전체 취업자 중 20대가 차지하는 비율이 96년 3분기 23%에서 올 동기 19.6%까지 꾸준히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이 비율은 20대 취업자 수가 일부 증가할 때조차 감소세를 보이고 있어 새로 창출되는 일자리에서 20대가 상대적으로 소외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청년층의 경제활동참가율 역시 국제통화기금(IMF)체제 이후 전반적인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다.

97년 8월 47.7%였던 청년층의 경제활동참가율은 꾸준히 감소, 지난 8월 45%까지 떨어졌다. 이는 계속된 기업의 채용억제와 구직의사가 없다는 이유로 아예 취업자 대상에서 제외된 '실망 실업자' 의 증가 때문이다.

청년실업의 심각성은 상용직 취업자는 감소하는 반면 임시.일용직은 증가하고 있는 점에서도 두드러진다.

청년층 가운데 상용직 취업자 비중은 97년 4월 50.1%, 98년 4월 45.5%, 99년 4월 39.9%로 감소세를 보였으며 경기가 회복되기 시작한 지난 9월에도 38.2%로 하락세를 이어갔다.

반면 임시직은 97년 4월 31.6%, 98년 4월 34.5%, 99년 4월 37%로 계속 증가했으며 일용직 역시 지난 9월 11.9%로 97년 같은달 6.2%에 비해 크게 늘었다.

이같은 분석은 통계청의 공식 집계를 토대로 한 것일 뿐 민간경제연구소 등은 이보다 훨씬 심각한 실업률 분석을 내놓고 있다.

9월 중 실업률이 4.8%로 호전됐다는 통계청 발표에 대해 지난달 LG경제연구원은 "계절적 요인과 추석 특수란 일시적 요인을 감안할 경우 실제 실업률은 5.2%로 높아진다" 고 분석했다.

이 연구원은 여기에 '실망실업자' 를 포함하면 6.5%로 높아지고 비자발적 단시간 근로자를 추가한 '체감 실업률' 은 7.5%가 된다고 지적했다.

또 9월 현재 30만명선으로 추산되는 공공근로 사업 취업자를 감안하면 8.5%에 이를 것이란 분석까지 내놨다.

이처럼 정부의 실업통계에 '거품' 이 잔뜩 끼어있다면 실제 취업난은 드러난 지표보다 훨씬 더 심각할 가능성이 크다.

김성탁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