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카키바라·손정의씨 '사이버 경제' 대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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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4면

'미스터 엔' 으로 유명한 일본의 사카키바라 에이스케 전 대장성 재무관과 인터넷산업의 '전도사' 인 소프트방크의 손 마사요시(孫正義)사장이 유력 월간지 주오코론(中央公論) 신년호에서 사이버경제의 장래에 대해 대담을 가졌다.

다음은 주요 내용.

▶사카키바라〓인터넷이 경제.사회의 판도를 근본적으로 바꿀 것이다. 미국은 인터넷을 통해 전통적인 미국을 깨부수는 창조적 파괴에 나서고 있다. 그 역동적인 변화가 중요한 포인트다. 이는 머리가 말랑말랑해야 가능하다. 일본의 정부.대기업에는 머리가 딱딱하게 굳은 사람들이 요직을 많이 차지하고 있어 문제다. 그러나 미국에서 일어나고 있는 현상들이 반드시 일본에서도 더 빨리 일어난다. 일본은 중산층이 두텁고 평등주의 사회이므로 인터넷과 잘 맞는다. 경제분야에서는 특히 하이테크 뱅크의 조직이 승패를 가를 것이다. 요즘 미국도 일본 금융의 변혁에 추월당하지 않을까 매우 긴장하고 있다.

▶손〓인터넷의 등장은 전화.TV.자동차보다 훨씬 중요한 발명이다. 인간의 두뇌만으로 최고의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게 됐다. 이에 따라 종래의 공업사회에서는 대자본이 규모의 경제를 통해 리더십을 장악했으나 지금은 인터넷 인프라를 활용, 개인이 머리 하나로 승부를 걸 수 있게 됐다. 미국의 '데일리 트레이더' 처럼 PC 하나 들고 맨몸으로 세계 금융시장에서 홀로 싸우는 전사들이 많이 나오고 있다. 21세기에는 한자권 국가들이 함께 공동의 콘텐츠 산업에 제휴하는 마스터 플랜을 구상해볼 만하다. 한자권 문화에서는 미국보다 일본이 앞설 수 있다.

도쿄〓남윤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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