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홍보 수돗물 '아리수' 작명 논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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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서울시가 수돗물 홍보용으로 보급하는 페트병 수돗물인 '아리수'의 명칭을 둘러싸고 논란이 일고 있다.

'아리수'는 서울시 상수도사업본부가 정수장에서 생산해 생수처럼 350㎖, 500㎖, 1.8ℓ 페트병에 담아 공공기관과 각종 행사에 무료로 공급하고 있는 수돗물이다 "'아리수'는 고구려 시대 한강을 일컫는 말"이라고 소개한 서울시는 올해 2월 특허청에'아리水'와 영문명 'Arisu'에 대한 상표 등록을 마치고 4월부터 본격 홍보에 나섰다.

그러나 서울시의회 김성구(한나라당)의원은 2일 시정 질의에서 "'아리수'는 일본이 '삼한정벌론'과 '임나본부설'을 주장하며 쓴 용어로 일본서기 154쪽과 일본상고사 269쪽에 나오는 '아리나례하(阿利那禮河)'에서 유래됐다"고 주장했다. 한강을 뜻하는 말이 아니며 일본이 역사를 왜곡하며 만든 용어라는 얘기다.

이에 대해 상수도사업본부는 "고구려 연구재단에 의뢰한 결과 '고구려 시대 한강을 칭하는 용어'라는 회신을 얻었다"며 "'한국금석문집대성'에도 광개토대왕비 탁본을 해석한 14명 중 11명이 '아리수'라고 판독한 것으로 나와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김 의원은 "광개토대왕비에는 정확히'아리수'라는 말이 없고 일본이 광개토대왕비 탁본을 조작한 것"이라며 "삼국사기와 삼국유사에도 나오지 않는 말을 사용해서는 안 된다"고 반박했다. 이에 대해 상수도사업본부는 "'아리수'라는 말이 역사성이 없는 것도 아니고 시민 및 전문가 의견 수렴 결과 반응이 좋은 만큼 그냥 사용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정형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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