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직포·코르크…손수 만드는 '나'만의 달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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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50면

머잖아 새해다. 새 천년을 열어 갈 우리 가정만의 산뜻한 달력을 만들어 보자. 김남희(29.서울 양천구 목동)주부는 최근 부직포로 평생 쓸 수 있는 달력을 만들어 식탁 옆에 걸었다.

준비한 재료는 색깔이 다른 부직포 두가지(바닥용과 날짜.월 표시용으로 구분), 막대(34㎝).두꺼운 끈(약 60㎝).리본.찍찍이.스텐실용 물감.본드.두꺼운 종이 등.

부직포를 가로 34㎝, 세로 50㎝로 잘라 윗 부분 5㎝만큼 뒤로 접은 후 막대를 넣고 벽에 걸 수 있을 정도로 끈을 넉넉히 해 양쪽을 묶어 바닥판을 만들었다.

다음 여기에 바둑판처럼 칸(가로 7개, 세로 6개)을 만들어 각각의 중앙에 1㎝ 크기로 자른 찍찍이를 본드로 붙였다.

날짜와 요일용으로 쓸 수 있도록 색깔을 달리한 부직포를 3×8㎝로 38개를 준비해 각각 반으로 접어 양쪽을 꿰매 뒤집었다.

달 표시는 크기(5×9㎝)를 달리해 12개를 같은 방법으로 만들었다. 각각 겉면에 스텐실 물감으로 일.월.요일을 쓴 뒤 솜을 채우고 리본으로 묶어 마무리지은 다음 뒷면에 찍찍이를 붙이는 것으로 준비 끝. 바닥판에 달에 맞춰 요일과 날짜를 채워 붙이고 남은 공간은 남편과 함께 찍은 사진으로 장식했다.

김씨는 "부직포 대신 코르크나 자석, 지점토, 자갈 등을 이용해도 된다" 면서 "1만~2만원 정도로 독특한 가족달력을 만들 수 있어 뿌듯하다" 고 말했다.

개성 있는 '나만의 달력' 을 원하지만 직접 만들기가 버겁게 느껴지는 이는 업체를 이용할 수도 있다.

팬시업체 '알토(02-666-7072)' 는 사진 7장 이상을 갖다주면 1주일 안에 A4용지 두 장을 펼친 크기의 달력을 만들어 준다.

아이들의 성장 과정이나 가족들의 변천사 등 주제를 정하고 사진에 애니메이션을 곁들여 그래픽 디자이너의 새롭게 편집한다.

자신이 좋아하는 글귀나 남기고 싶은 이야기 등도 넣을 수 있다. 결혼기념일이나 생일 등 가족기념일도 기록할 수 있어 편리하다. 제작비용은 한 권에 2만원.

이 회사 탁완미(30)씨는 "주문자 가운데 가족사진으로 달력을 만들어 멀리 떨어져 있는 시부모나 친정부모에게 보내는 사람이 많고, 자신의 모습만을 담아 애인에게 보내는 젊은이도 있다" 고 말했다.

유지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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