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이 경쟁력이다] "식품으로 개발 중…더 큰 돈 될것"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12면

"16년 전 지리산에서 용담꽃 등을 가져다 재배기술을 연구할 때만 해도 쓸데없는 짓 한다고 핀잔주는 사람이 많았죠."

지천에 널린 지리산 야생화를 맨처음으로 주민소득 증대를 위한 경제적 자원으로 보고 접근했던 구례군 농업기술센터 기술개발담당 정연권(47)씨.

농업기술센터가 지리산에서 자라는 식물 1323종 가운데 관상성이 좋은 것 등 경제적 가치가 있는 300여종의 재배 기술을 보유하게 된 것은 한 자리에서 지금까지 줄곧 야생화에 매달려온 그의 공이 크다.

"야생화만큼은 우리 구례가 다른 지역보다 경쟁력이 있다는 점에 착안했죠. 우선 자생식물의 보고인 지리산이 옆에 있고, 겨울은 늦게 오고 봄이 빨리 와 재배 여건이 좋습니다."

그는 농사일보다 상대적으로 쉬워 야생화 재배를 할 수 있는 노인과 부녀자가 많은 점도 경쟁력이 된다고 덧붙였다.

"야생화가 식품에 접목될 경우 그 부가가치는, 보고 즐기거나 화장품.생활소품 등에 활용되는 것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클 겁니다. 그땐 정말 큰 돈이 되는 거죠."

그는 한 예로 도토리를 들었다. 몸속의 중금속을 걸러 주는 효과가 있는 데다 칼로리가 낮아 다이어트에 알맞아, 대량 공급이 이뤄질 경우 각광받을 수 있는 식품 재료라는 것. 정씨는 산에 자생하는 걸 따기만 하던 도토리를 농가에서 재배 가능하도록 묘목을 확보해 번식시키고 있다.

그는 또 쑥으로 부각을 만들고 원추리 순을 넣은 밥을 지어 보는 등 새로운 시도를 계속하고 있다.

이해석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