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기를 넘어] 콩스탕탱 페트로프스키 佛 녹색당 국제국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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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프랑스 녹색당 사무실 입구엔 거꾸로 그려진 세계지도가 걸려 있었다. 반바지에 티셔츠 차림으로 취재진을 맞은 녹색당 국제담당 콩스탕탱 페트로프스키 국장은 "통상의 정치지도와 달리 민속학적.환경친화적 관점에서 그려졌다" 며 "근대적 성장이 전제했던 '확실성' 을 뒤집어 보려는 의도" 라고 설명하며 인터뷰에 응했다.

- 환경운동이 정치에 참여하게 된 배경은.

"68년 5월학생운동의 정신을 바탕으로 한다.

5월학생운동 중 마오이즘이 국가주의를 지향했다면 히피와 같은 무정부주의적 경향은 환경.소비.여성운동으로 발전했다. 그러나 그것이 정치운동으로 전환한 것은 정치 시스템과 관련이 있다. 미국엔 환경문제가 심각하지만 생태문제를 축으로 한 정당은 없다. "

- 정치중심의 운동이 시민운동을 약화시키지 않는가.

"유럽에서 녹색당이 활성화된 것은 시민들의 정치적 요구가 있기 때문이다. 아직도 열세인 녹색운동을 전국적으로 확산하기 위해 정당화가 더 효율적일 수 있다. "

- 현재 좌파의 문제와 녹색당의 전망은.

"사회당은 개혁적이고 공산당은 좌파적이지만 모두가 기본적으로 생산주의적 입장을 갖고 있는 만큼 환경문제에 제대로 접근할 수 없다. 문제는 녹색당이 처음으로 집권연정에 참여했으나 현재 갖고 있는 사회적인 힘에 비해 적합한 지위를 누리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녹색당이 활성화되면 그만큼 정치적 자유의 증진을 가져올 것이다. "

- 페미니즘과 연대하는 이유는.

"프랑스 여성운동이 다양한 형태로 전개돼왔지만 그것을 수용할 수 있는 통로가 없었다. 녹색운동이 그 통로가 된 것이다. 녹색당이 처음으로 여성 할당제를 주장한 이후 모든 정당이 이를 받아들였다. "

김창호 학술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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