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고교에 지원자 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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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투자.특성화가 농촌학교 살린다.'

최근 경북 영양고와 안동농림고는 학생들이 늘어나 즐거운 비명이다.

학생들이 도시로 빠져나가 대부분 농촌 고교들이 신입생 모집에 엄청난 애를 먹는데 비하면 주목할 만한 일이다.

영양고는 경북도교육청으로부터 지난 96년 농촌중심학교 1호로 지정받은 이래 1백20여억원을 들여 교실 증개축 등 새 단장을 한 뒤부터 학생이 늘고 있다.

지난 7월 환경 개선공사를 거의 끝낸 이 학교는 그동안 신입생이 꾸준히 늘어 올들어 한 학년 3학급씩으로 학생수가 안정됐다.

올해 신입생 모집 정원을 1백29명(학급당 43명)으로 했다가 지원자가 늘자 학급 정원을 45명으로 높이기도 했다. 청송.영덕 등 다른 지역에서 20여명이 입학했다.

교무부장 정용재(鄭龍在.49)교사는 "기숙사.장학금혜택 등이 좋기 때문에 영양에 연고가 있는 포항 등 다른 지역 학생들도 지원한다" 고 말했다.

안동농고의 경우 지원자 중 탈락자가 생길 정도다. 매년 2백여명을 모집했으나 지원자가 40여명 까지 내려가자 한때 폐교까지 검토했던 학교다.

그러나 최근 특수목적과인 자영농.축산.원예과의 내년도 신입생(90명)특별전형에 1백24명이 지원했다. 서울.부산.울릉 등 타지역 학생이 많다는 설명. 올해 신입생 모집(1백80명)때도 경쟁률이 1.2대1 정도여서 다른 학교의 부러움을 샀다.

이들 두 학교는 적극적인 투자와 학교 특성화 노력이 농촌 학교를 살린 케이스다.

영양고는 입학성적 20등까지는 학비 전액을 지급하는 등 다양한 장학금혜택도 주고 있다. 장학금 수혜율이 50%에 가깝고 장학금만도 연간 7천여만원대. 외국어고.과학고 등 특수목적고 교사들처럼 인사상 혜택이 주어져 교사진도 우수하다는 평이다.

영덕에서 온 신성혜(16.1년)군은 "도시에서 힘들게 공부하는 것보다 기숙사 등 여건이 좋고 장학금도 많아 입학했다" 고 말했다.

안동농고는 동창회에서 학교 살리기에 적극 나선 점 등이 주효했다. 지난 97년 자영축산.원예과를 신설하고 정부로부터 40여억원을 지원받아 최신 영농시설도 갖추었다. 장학금도 연간 8천여만원이 지급된다.

안동농고 장재희(張在禧)교장은 "정부 지원이 가능한 생산관련 학과를 중점 육성하는 등 특성화에 힘썼다" 고 말했다.

영양고.안동농고측은 "내년 신입생 모집에도 어려움이 없을 것" 이라며 여유를 보였다.

안장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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