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락 이집트 항공기 블랙박스 신호음 포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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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뉴욕〓신중돈 특파원]지난달 31일 미국 매사추세츠 동쪽 낸터켓섬 인근해역에 추락한 이집트항공 990기의 잔해를 수색 중인 미 당국은 1일 사고기의 블랙박스에서 나오는 것으로 보이는 신호음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미 해안경비대 리처드 래러비 소장은 이에 따라 "사고기의 잔해 및 블랙박스의 정확한 위치를 찾아내기 위해 수중 음파탐지기를 동원하는 한편 해군 잠수요원을 대폭 증원할 것" 이라고 말했다.

미 연방항공국(FAA)은 해군 잠수요원들이 블랙박스안 비행기록장치(FDR)와 조종실 음성기록장치(CVR)를 찾아낼 경우 사고의 원인을 규명하는 데 결정적 단서를 확보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사고기 추락원인을 조사하고 있는 미 연방수사국(FBI)과 국립교통안전위원회(NTSB)는 1일 아직까지 테러에 의한 사고로 볼 만한 증거는 나타나지 않았다고 밝혔다.

FBI와 NTSB는 FAA와 항공기 제작사인 보잉사의 협조 아래 사고기가 1만m 상공에서 불과 36초만에 5천7백m 상공까지 급전직하, 바다에 추락한 배경에 대해 갑작스런 기기 고장과 테러 등의 가능성을 놓고 조사하고 있다.

사고기의 마지막 순간 움직임을 담은 레이더 테이프를 비롯, '각종 자료를 분석하고 있는 FBI 등은 5천7백m 상공에서부터 하강 속도가 떨어진 점으로 미뤄 비행기가 공중에서 분해돼 작은 파편으로 떨어졌을 수도 있다고 시사했다.

한편 수색대는 1일 오전까지 생존자 구조작업을 펼쳤으나 오후 들어 생존자가 있을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판단, 구조작업을 유해 및 잔해 수거작업으로 변경했다.

현재까지 발견된 시신은 1구뿐이며 발견된 잔해는 수중기중기를 동원해야 인양이 가능한 수심 속의 대형 기체파편 한 점과 구명재킷, 비상구와 연결된 비상탈출용 슬라이더, 여권과 각종 기내용품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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