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찬씨 발언 오락가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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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국민회의 이종찬 부총재측은 2일 "언론장악 문건의 작성자인 문일현씨가 이 문건 외에도 여러 건의 보고서를 보내왔고 이를 李부총재가 직접 관리하고 있다" (신원철 보좌관)고 밝혔다.

"李부총재의 파일에 文씨의 언론장악 문건이 들어있지 않은 것을 확인하고 (내가)이 문건을 (李부총재에게)보고하지 않았다는 것을 확신했다" 는 것이다. 만일 보고했다면 李부총재의 파일에 포함됐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문제의 문건을 보지 않았다는 李부총재의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이같은 설명을 한 것 같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李부총재는 또 한번 거짓말을 한게 된다. 李부총재는 文씨에 대해 '취재원과 기자의 만남' 이라고 지난달 27일 기자회견에서 해명했다.

동시에 "편지는 있지만 다른 문건을 받은 적은 없다" "중국 유학기간 중엔 文씨와 만나거나 통화한 적이 없다" 고 한 말도 사실과 다르게 된다.

李부총재의 주장처럼 각별한 사이가 아니었다면 언론장악 문건 말고도 여러 건의 문건을 文씨로부터 받았다는 비서진의 설명은 납득이 되지 않는다.

이뿐 아니다. 李부총재는 국정원 문건 반출 경위에 대해서도 '국정원의 양해→대출형식' '천용택 원장의 승인→千원장의 양해' 라고 표현을 바꿨다.

또 李부총재는 국민회의 의원총회에서 "文씨가 문서 작성 전에 중앙일보 간부와 상의했다는 전화통화 녹취록이 있다" 고 말했다가 나중에 "와전됐다" 며 취소했다.

李부총재측과 국민회의가 앞장서 "중앙일보 간부가 정형근 의원에게 문건을 전달했다" 는 주장은 이도준 기자의 출현으로 이틀 만에 거짓으로 판명됐다.

이에 대해 여권에서조차 "李부총재가 처음부터 정직하게 모든 것을 털어놨더라면 우리의 대응이 훨씬 수월했을 것" 이라며 李부총재의 말바꾸기를 질타하는 목소리가 높다.

이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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