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부 병역의무 이행 실태] 직급 높을수록 군대 더 안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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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병역의무 이행과 직급은 반비례하는가. 행정부 병역신고 대상자인 1급 이상 고위공직자들의 경우 직급이 높을수록 병역 면제율이 높았다.

1급 이상 공직자 7백19명 중 여성 10명을 제외한 병역면제자는 전체의 14.3%인 1백3명이었다. 반면 장.차관급 공직자 91명 중 면제자는 21명으로 면제율은 23.6%에 달했다.

장관급 공직자 26명 중 8명이 군대에 가지 않아 면제율 30.8%로 신분별 면제율에서 교육위원에 이어 전체 2위를 차지했다.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은 병역법 제정(49년 8월)전이라 병적부 작성이 돼 있지 않았고 66년에 병역의무가 종료된 것으로 돼 있었다. 아들 중 홍업씨는 육군중위 만기제대, 홍걸씨는 육군상병 소집해제처분을 받았다.

청와대 참모 중에는 김성재(金聖在)민정수석(결핵성 고관절염)과 김정길(金正吉)정무수석(중이염 화농성)이 질병으로 병역면제 처분을 받았다.

김종필(金鍾泌)총리는 육군준장으로 전역했고, 그의 장남 진씨는 공군병장으로 만기 제대했다.

장관들 중 강봉균(康奉均)재경(고령).김성훈(金成勳)농림(근시).정덕구(鄭德龜)산자(장기대기)장관이 면제처분을 받았고 진념(陳稔)기획예산처장관의 경우 질병으로 면제받은 것으로 돼 있으나 병적기록부 상에 구체적인 질병 기록이 없었다.

정해주 국무조정실장은 고령으로, 전윤철(田允喆)공정거래위원장은 폐결핵으로 각각 면제처분을 받았다.

이헌재(李憲宰)금융감독위원장의 경우 재무부에서 청와대 파견근무를 하던 중 입대했으나 이병으로 소집해제 명령을 받은 특이 케이스. 李위원장은 "당시 청와대와 재무부가 상의해 국가적 차원에서 시킬 일이 많다며 만기제대를 앞두고 소집을 해제해줬다" 고 해명.

홍순영(洪淳瑛)외교통상장관은 본인과 두 아들이 모두 현역복무를 해 병역의무 우수사례로 꼽혔다. 1급 이상 면제 공직자 1백3명 중 면제사유로는 질병이 43명이었고 질병 이외 사유가 60명이었다.

부처별로는 외교통상부가 1급 이상 본부간부 및 대사 1백16명 중 31명이 군 미필자로 나타나 면제율 26.7%로 비율이 가장 높아 '군대에 빠지는데 재주있다' 는 눈총을 받고 있다.

장관 아들 23명 중 병역면제자는 5명에 불과했고 사유도 소아마비.근시 등 질병이 대부분이었다.

박승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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