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2 '비디오 챔피언', 쌍방향 교육 프로그램 첫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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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1면

아이들은 TV와 현실을 제대로 구분하지 못한다. 브라운관에 비치는 모습을 마치 현실처럼 착각하곤 한다. 나이가 어릴수록 더욱 그렇다. 그래서 때때로 슈퍼맨을 흉내내고 배트맨을 따라한다.

KBS2 '비디오 챔피언' (토 오후5시)은 아이들의 이런 특성을 교육 프로그램에 접목해 관심을 모은다. 23일부터 신설하는 '양방향 교육 비디오-비디오 유치원' 코너가 그것. 1회 내용을 보자. 서울 신정유치원을 찾아가 양치질을 주제로 이야기를 꾸며나간다. 우선 유치원 교실에 아이들 10명을 모은다. 그리고 유치원 선생님이 비디오를 보자며 TV를 켠다. 때문에 아이들은 비디오를 보는 것으로 생각한다.

그러나 실제론 비디오를 보는 것이 아니다. 다른 방에 개그맨 4명이 삐죽이.벌렁이.척척이.삐삐언니 등 각기 개성 있는 인물로 분장해 연기를 펼친다. 초콜릿을 먹어 이가 썩는 모습, 치약을 잘못 먹어 배가 아픈 모습, 하루 세 번 착실하게 이를 닦는 모습 등을 보여준다. 양쪽 방은 이미 카메라로 연결된 상태다.

그리고 아이들의 반응을 살핀다. "어! 저러면 안돼. 초콜릿을 많이 먹으면 안 되지. " "욕심꾸러기구나. 같이 나눠 먹어야지" 등등. 개그맨들은 아이들의 이런 반응을 보며 순간순간 적당한 상황을 엮어간다. 아이들 부모에게 양해를 얻어 아이들에 대한 정보를 알아낸 다음 "○○야, 너 오늘 이 안 닦고 왔지" 등 깜짝 해프닝도 시도한다. 아이들이 자기도 모르게 프로그램에 동참하도록 유도하는 것. 물론 결론은 청결한 치아관리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쪽으로 흐른다.

제작진은 앞으로 매주 한차례씩 전국의 유치원을 찾아갈 계획. '일기 쓰기.'청소.요리'.목욕.편식하지 않기'.숫자놀이 등 주로 교육적 내용을 다루게 된다. 'TV라는 매체의 장점을 최대한 활용해 학습효과를 높이려는 아이디어가 새롭다.

하지만 고충도 있다. 아이들이 자극적 영상에 익숙해 조금이라도 흥미가 떨어지면 비디오를 바로 꺼버릴 수도 있다는 것. '김동기 PD는' "아이들의 눈높이를 알아내는 것이 가장 큰 숙제" 라며'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만들어가겠다" 고 말했다.

박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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