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중공업 헌혈 3인방 "이웃도 돕고 건강도 점검하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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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 헌혈 3인방 서정훈.정민규.황의석씨(왼쪽부터).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의 용접.배관기술자인 정민규(26).서정훈(29).황의석(27)씨는 회사 내 헌혈 3인방으로 불린다. 각각 50회, 56회, 68회의 헌혈 기록을 갖고 있다. 1년에 6~7회씩 헌혈한 셈이다.

정씨가 처음 헌혈한 것은 고교 2년 때다. 고교 1년 때 한 병원 근처에서 "아이가 백혈병인데 피가 필요하다"며 울부짖으며 지나는 사람에게 도움을 호소하던 아주머니를 봤지만 만 16세가 안돼 도울 수 없었다. 그 다음해부터 헌혈을 시작한 정씨는 그 아주머니가 생각날 때마다 헌혈해 최근까지 50회를 했다.

서씨는 "헌혈하면 무료 건강체크도 해주니 남도 돕고 내 건강도 챙길 수 있다"는 지론을 편다. 그는 헌혈을 안해본 동료에게 "건강검진을 해주겠다"며 꾀어 함께 헌혈하기도 한다. 이들 중 헌혈을 가장 많이 한 황씨는 가까운 거제시에 '헌혈의 집'이 생기길 바라고 있다. 헌혈하기 위해 지금은 일년에 세번 회사로 오는 헌혈차를 기다리거나 진주시로 가야 하기 때문이다. 그는 "내 피가 어디선가 귀중한 생명을 살리고 있다는 생각을 하면 뿌듯하다"고 말했다. 이들은 모두 헌혈 제한연령인 만 65세까지 200회 이상 헌혈해 자신들의 몸무게에 해당하는 만큼의 피를 사회에 기부하겠다고 했다.

박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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