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국제영화제 결산] 日·中등 걸작품, 관객들 기대감 충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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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9면

14일 개막된 제4회 부산국제영화제가 23일 저녁7시 수영만 야외상영장에서 선보이는 중국 장이모 감독의 영화 '책상서랍속의 동화' 상영을 끝으로 열흘간의 대장정을 마치고 폐막된다.

지난 10월 1일 시작된 티켓 예매에서 뜨거운 매진율을 기록하는 등 관객들의 호응을 얻으며 시작된 이번 영화제는 대체적으로 안정되고 차분한 분위기에서 치러졌다.

영화제가 해를 거듭하면서 이미 영화제에 익숙해진 관객들이 우왕좌왕하는 기색없이 보다 향상된 관람 노하우를 발휘해 영화제의 성숙한 분위기를 보여줬다는 평가다.

올해 부산영화제를 찾은 관객은 모두 18만명 정도. 이는 지난해 19만1천4백20명에 비해 약 1만명 정도가 줄어든 수치지만 지난해 18일간이었던 예매기간이 올해 13일로 줄어든 점을 감안하면 '안정세' 를 유지했다는 분석이다.

올해 영화제의 특징은 깨끗하고 편안한 분위기에서 영화를 즐길 수 있도록 상영관 시설 등이 대폭 개선됐다는 점이다.

주상영관이 몰려있는 남포동에 복합상영관 대영시네마가 들어서고 기존의 부산극장(구 부영극장 포함)이 객석 등의 시설을 보수했다.

또다른 특징은 눈길을 끌만한 스타 감독이나 배우가 거의 없어 게스트의 중량감이 떨어졌다는 것. 스타 게스트가 영화제의 핵심 요소는 아니지만 영화 축제의 장으로 관객을 유도하고 분위기에 활력을 불어넣는다는 점을 감안하면 아쉬운 대목이 아닐 수 없다.

상영작에 있어선 무엇보다도 아시아 영화가 다양하고 풍성해 '아시아 영화의 힘' 을 보여줬다는데 의견이 모아졌다.

특히 영화팬들이 스크린으로 접하기 쉽지 않은 걸작 영화들을 선보인 '20세기 아시아 영화의 영광' 과 각기 일본.중국.대만에서 주목할 만한 감독들의 영화를 망라한 '아시아 영화의 창' '뉴커런츠' 등의 상영작 등이 영화팬들의 만족도를 높였다는 분석. 그러나 한국영화 부문의 프로그램이 다소 빈약해 해외 영화제 관계자들이 아쉬움을 피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부산영화제가 한국영화를 해외에 알리기 위해 보다 적극적인 역할을 강구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올해 부산영화제는 26억5천만원(국가보조금 10억.부산시보조금.5억.기업협찬금 3억원)의 예산으로 열렸으며 입장료 수입 등 자체수입금은 지난해와 같은 규모인 약 8억원이 될 것으로 추산된다.

폐막식에선 '최우수 아시아 신인 작가상' 을 비롯, 7개 부문상 수상작과 수장자가 발표된다.

부산〓이은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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