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로 다지는 관·민화합…장흥 장동파출소 장복섭소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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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경찰관 만화가 장보고' . 제54주년 경찰의 날(21일)을 맞아 전남 장흥경찰서 장동파출소 장복섭(張福涉.39.경사)소장이 더욱 눈길을 끌고 있다.

張소장은 그동안 신문.잡지에 만화를 그려 독자들에게 웃음과 카타르시스를 선사했다는 평가다. 장보고는 그의 필명.

그는 고교시절부터 만화에 푹 빠졌다. 졸업 후 곧바로 유명 만화가 집에서 6개월간 배움의 길을 걸었다.

군 복무 시절 전우신문에 응모한 만화가 당선돼 자질을 처음 공인받았다.

86년 순경으로 경찰에 입문한 뒤에도 만화동아리 등을 찾아다니며 나름대로 열심히 공부했다.

88년 그의 '또 다른 일터' 를 잡는데 성공했다.

이후 7년간 월간지 경찰고시에 4컷짜리 만화 '허순경' 을 연재했다.

당시 파출소 순경으로 직속 상관인 소장의 성을 따 체험에서 우러나온 소재로 경찰의 애환을 실감나게 표현했다는 평. 80년대 후반 월간 구례.순천신문 등에도 만화.만평을 실어 독재정권의 허실을 꼬집기도 했다.

95년 서울국제만화전에선 '자연사랑' 으로 동상을 차지했다.

요즘도 장흥신문.전남 경찰 천주교 가족 잡지(사다새)등에 만화.만평을 연재, 밝은 사회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대부분 무료로 만화를 그린다. 장흥경찰서 정경재(鄭京載)서장은 "張소장이 신선한 이미지로 주민들에게 다가가 친근한 경찰상을 알리고 지역화합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고 밝혔다

탈옥수 신창원 때문에 경찰의 사기가 뚝 떨어졌을 땐 성실한 경찰관들을 내세워 경찰 이미지를 높이는 데 힘썼다.

지난달 인근 부산파출소 소장이 과로로 숨지자 주민과 함께 하는 경찰상을 담은 벽화를 파출소 담장에 그려 그의 넋을 위로했다.

張소장은 매월 장흥경찰서의 '열린 경찰 학교' 만화강사로 나서 청소년들에게 꿈을 심어주고 있다. 광주 만화동아리 회원들을 초청, 장흥문화회관에서 전시회를 갖기도 했다.

張소장은 "만화에 대한 인식이 좋아져 작업에 부담이 없다.

서민들에게 다소나마 위안이 되는 만화를 그리고 싶다" 고 말했다.

장흥〓천창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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