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진왜란 장군후손 '400년만의 화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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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임진왜란 및 정유재란 당시 한.일 양국 장수들의 후손 70여명이 '화해의 만남' 을 갖는다.

이 행사는 종전(終戰)4백주년을 맞아 21일 오후 2시부터 경기도 고양시 행주산성에서 열린다. 행사는 최근 '임란 종전 4백주년 기념 한.일 무장(武將)후손 친선회' 를 만든 조중화(趙重華.78.약사.경남 마산)씨의 주선으로 마련됐다.

이 자리에는 한국측에서 권율(權慄)장군의 12세손인 영철(寧哲.71)씨, 이순신(李舜臣)장군의 15세손 재엽(載燁.29)씨 등 60여명이 참석한다.

일본에서는 임란 당시 일본군 총지휘관이었던 우키다 히데이에(宇喜多秀家)의 후손 우키다 히데오미(宇喜多秀臣.59), 임란 벽제관 전투의 장수 다치바나 무네시게(立花宗茂)의 17대손 다치바나 무네야키(立花宗鑑)씨 등 16명이 온다.

우키다 히데오미는 미리 배포한 인사말을 통해 "임진왜란.정유재란은 한국에 불행하고 참혹한 침략전쟁이었는데 초대받아 참가한 것에 고개가 수그러진다" 며 "한국민의 마음의 응어리와 원한을 후손이 풀어 줄 수 있게 돼 기쁘다" 고 밝혔다.

한국측 대표인 권영철씨는 "이번 모임은 총칼을 맞대고 전쟁을 치렀던 양국 후손들이 선조들의 원한관계를 청산하고 화해의 차원에서 만나는 뜻깊은 자리" 라고 말했다.

임진왜란사를 연구하고 있는 향토사학자이기도 한 주최자인 조중화씨는 2년 동안 양국 후손들을 끈질기게 설득, 이 행사를 성사시켰다.

趙씨는 "앞으로 매년 한차례 양국을 오가는 등의 행사를 통해 한.일 우호의 초석이 되도록 할 생각" 이라고 밝혔다.

고양〓전익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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