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우리말 바루기 41. '~에 대해'를 줄여 쓰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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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9면

"사랑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정의하기는 어렵다" "모의고사에서 나타난 약점에 대한 보강을 통해 성적을 많이 끌어올릴 수 있다" "현실에 대해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에서처럼 '~에 대해' 또는 '~에 대한'을 무의식적으로 남용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영어를 직역한 듯한 이들 표현은 목적어 형태로 바꾸는 것이 자연스러운 경우가 많으며, 다른 표현이 어울리거나 아예 없어도 될 때가 있다.

위 글에서는 '~에 대해(대한)'를 모두 목적어로 바꾸어 "사랑이란 무엇인가를 정의하기는 어렵다" "모의고사에서 나타난 약점을 보강하면 성적을 많이 끌어올릴 수 있다" "현실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로 하는 것이 자연스럽고 간결하다.

"삶에 대한 정의는 다양하게 내려질 수 있다" "사회현상에 대한 해석은 여러 관점에서 이루어질 수 있다"에서는 '~에 대한'을 주어로 바꾸어 "삶은 다양하게 정의할 수 있다" "사회현상은 여러 관점에서 해석할 수 있다"로 하는 것이 부드럽고 깔끔하다.

"교장 선생님에 대한 인사가 있겠습니다" "지원자에 대해 특별히 요구하는 조건은 없다"에서는 '~에 대한(대해)'을 '~께' '~에게'로 바꿔 "교장 선생님께 인사하겠습니다" "지원자에게 특별히 ~"로 하는 것이 우리말답다.

"자식에 대한 사랑이 지나치면 오히려 역효과를 낸다" "고구려사에 대한 연구가 부족하다"에선 '~에 대한'이 불필요한 경우로 "자식 사랑이 ~" "고구려사 연구가 ~"로 하는 게 낫다.

'~에 대해(대한)'를 줄여 쓸 필요가 있다. '~에 관해(관한)'도 마찬가지다.

배상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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