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대통령, 금지곡 좋아했어요"…Q채널 가수 이미자 초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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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1면

"내년 초쯤 일본 공연을 가질 생각입니다. 저를 좋아하는 팬이 있으면 어디라도 찾아갈 마음입니다. " 올해로 가수 데뷔 40주년이 된 이미자씨가 시사.다큐 케이블인 Q채널(CH25)의 본격 토크 프로그램 '김기평의 토크&토크' (8일 밤10시)에 출연한다.

'엘레지의 여왕' '국민가수' 등의 별명이 붙어있는 그의 가요인생이 진솔하게 소개된다. 이씨는 "국내 공연을 마친 뒤 세계 각국의 교민을 찾아뵙고 노래를 부르겠다" 고 말했다.

서민의 애환을 '한과 눈물의 정서' 로 달래주었던 그는 이 프로그램을 통해 재미있는 에피소드도 소개했다.

예컨대 그의 대표곡인 '동백 아가씨' 에 얽힌 얘기. 박정희 전 대통령이 이 노래를 너무 좋아해 국빈 등이 찾아와 열리는 청와대 만찬 때마다 그는 이 노래를 불렀다고 한다.

"박 전 대통령은 이 노래가 금지곡인 줄 몰랐다" 는 것이 이씨의 이야기. '동백 아가씨' 와 함께 그의 3대 히트곡인 '섬마을 선생님' '기러기 아빠' 가 모두 금지됐던 사연도 공개했다.

이씨는 자신의 목소리에 '절절한 비극성이 있다' 는 지적에 대해 "학교 다닐 때는 분명 활달한 성격이었는데 사회생활을 하면서부터는 다소 내성적인 성향이 돼 노래에도 반영된 것 같다" 며 "가장 한국적인 목소리로 받아들였으면 좋겠다" 고 말했다.

후배가수에 대한 충고도 잊지 않는다. "가창력을 찾아볼 수 없어요. 전부 립씽크 가수들이지요. 가사도 알아들을 수 없어요. 가수는 가사 전달이 정확해야 돼요. " 그는 대중예술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아직 부족하다며 섭섭함을 표시했다.

이씨는 "89년 30주년 기념공연을 준비하면서 힘든 일을 많이 겪었다" 며 "곧 시작할 40년 기념 순회공연(10월16~18일 세종문화회관.02-724-6333)에서 지방 문예회관 몇 군데는 장소를 빌려주지 않더라" 고 밝혔다.

박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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