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또 구설수에 오른 KBO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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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8면

포스트시즌 타이틀스폰서 선정을 놓고 논란을 빚었던 한국야구위원회(KBO)가 이번에는 매끄럽지 못한 일처리로 구설수에 올랐다.

KBO는 당초 올해 8개 구단 교육리그를 국내에서 열기로 결정한 뒤 개최장소로 마산.창원과 제주도 등 두군데를 선정, 장소와 일정 등을 발표했었다.

10월 13일부터 11월 2일까지 1차 교육리그를 마산.창원에서 열고 2차는 11월 3일부터 21일까지 제주도에서 연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8개 구단 사장들로 구성된 이사회는 '예산낭비' 를 이유로 제주도에서 열릴 예정이던 2차 교육리그 일정을 일방적으로 취소시켰다. 이같은 일방적인 결정에 주최 예정이던 제주도는 곤경에 빠졌다.

제주도는 2차 교육리그 장소로 결정됐다는 통보를 받고 8천만원의 예산을 들여 오라구장 인근에 보조경기장을 건설중이었던데다 교육리그를 도 전체의 행사로 준비중이었던 것.

제주도측은 "교육리그 비용이 마산.창원 쪽보다 적게 드는데다 전체적인 야구붐을 위해서도 평소 야구를 접할 수 없는 우리가 선정돼야 마땅한데 밀려난 이유가 뭐냐. 한곳에서만 할 계획이었다면 공개입찰이라도 했어야하는 것 아니냐" 며 항의하고 있다.

KBO는 올해 포스트시즌 타이틀스폰서 결정과정에서도 공정경쟁을 무시한 특혜선정 여부로 비난을 받은 바 있다.

교육리그는 선수양성의 기회 이전에 프로야구를 파는 마케팅이다. 정도를 무시한 KBO의 이같은 근시안적 마케팅은 프로야구를 점점 '야바위판' 으로 만들고 팬들을 쫓아버린다는 점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이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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