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마지막 경기다.
◆내일은 없다=두 팀 사령탑은 최종 5차전에서 모든 것을 쏟아 붓는 총력전을 펼칠 태세다. 김경문 두산 감독은 “투수들을 총동원해 마지막 승부를 하겠다”고 다짐했다. 김성근 SK 감독 역시 “5차전에선 있는 투수를 모두 등판시켜야겠다”고 응수했다.
승부는 또다시 불펜진의 ‘벌떼 마운드’ 싸움에서 가려질 가능성이 크다. 1~4차전 모두 중반 이후 구원투수진의 활약에 따라 양팀의 희비가 엇갈렸다. 1차전에서 숨막히는 한 점 차 승부가 벌어진 데 이어 2차전은 8회, 3차전은 연장 10회, 4차전은 7회에야 각각 결승점이 나왔다.
8개 구단 중 최강을 다투는 양팀 불펜진은 가을잔치에서도 변함없는 위력을 뽐내고 있다. SK는 이승호-고효준-윤길현-정대현 등이 단 한 점도 내주지 않는 완벽한 피칭을 했다. 두산 또한 정재훈과 지승민·이용찬이 무실점으로 호투했고, 임태훈도 4차전 패전투수가 됐지만 플레이오프 평균자책점은 2.84로 수준급이다.
◆승리+MVP 사냥=양팀 타선의 핵은 단연 박정권(SK)과 고영민(두산)이다. 4차전까지 박정권은 16타수 7안타(타율 0.438)·2홈런·5타점, 고영민은 16타수 6안타(타율 0.375)·3홈런·6타점으로 신들린 듯한 타격감을 보여 줬다.
박정권은 두산 불펜의 핵인 임태훈으로부터 1, 2차전에서 연속 홈런을 때린 데 이어 4차전에서는 3-3으로 맞선 7회 결승 2타점 2루타를 뽑아냈다. 고영민도 1차전 선제 결승 솔로, 2차전 쐐기 투런, 4차전 동점 스리런 등 영양가 만점의 홈런포를 쏘아 올렸다.
◆수비 실책이 승부 가른다=이번 플레이오프에서는 선제 득점의 중요성이 어느 때보다 강조되고 있다. 1~4차전 모두 1회 먼저 1점을 얻은 원정팀이 승리하는 법칙이 이어졌다. 1, 2차전에서는 두산, 3, 4차전에서는 SK가 각각 1회 초 한 점씩을 따낸 뒤 중반 이후 추격과 동점을 거치면서도 결국 승리를 거머쥐었다. 수비 실책 등 돌발 상황도 승부의 변수다. 1차전에서 바람 덕분에 두산 고영민과 최준석이 홈런을 때려 냈고, 3차전에서는 연장 10회 구장 조명탑 불빛이 두산 우익수 정수빈의 시야를 가려 승패가 엇갈렸다. 4차전에서는 7회 두산 유격수 손시헌의 실책이 SK 4득점의 빌미가 됐다. 결국 기선 제압과 선수들의 집중력이 최후 승자를 가릴 전망이다.
신화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