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EC 기조연설] 경제위기 극복 화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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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김대중 (金大中) 대통령은 13일 APEC 회원국 정상회의에 참석했다.

金대통령은 다른 정상들과 함께 주최측이 마련한 요트 점퍼를 입고 5분간의 기조연설을 했다.

◇ 정상회의 = 오클랜드 박물관에서 열린 APEC 정상회의는 오전.오후에 걸쳐 8시간30분 동안 진행. 金대통령은 의장국인 뉴질랜드의 제니 시플리 총리의 지명을 받고 가장 먼저 연설을 했다.

金대통령은 아시아 경제위기의 교훈과 향후 과제에 대해 역설. 오부치 게이조 (小淵惠三) 일본 총리는 "金대통령의 발언 내용에 적극적인 지지를 표명한다" 며 한국의 경제위기 극복과정을 높이 평가.

이어 빌 클린턴 미 대통령도 한국과 함께 태국을 경제위기 극복의 성공사례로 예시했다.

한편 싱가포르의 고촉통 (吳作棟) 총리는 세계무역기구 (WTO) 신무역협정 문제에 대한 기조연설을 통해 역내 국가간 자유무역 확대를 촉구했다.

그러자 세디요 멕시코 대통령이 보조발제자로 나서 현재 회원국에 대해 아무런 구속력이 없는 APEC을 2005년께에는 구속력 있는 기구로 격상시키자고 제의. 그러나 회원국들간의 입장이 달라 결론을 내리지는 못했다.

한편 정상선언문에는 金대통령의 제안이 13가지 반영됐다.

'소득불균형이 사회적 안정을 저해한다' '관광산업이 지역경제에 기여한다' '중소기업의 주요성 인식' '여성참여 확대' 등은 金대통령이 주도적으로 반영시켰다.

◇ 뉴질랜드 국빈방문 시작 = APEC 일정을 마친 金대통령은 이날 저녁 부인 이희호 (李姬鎬) 여사와 함께 시플리 총리 내외 주최 만찬에 참석.

金대통령은 뉴질랜드가 세계 최초로 여성참정권을 인정하고, 하루 8시간 노동제를 먼저 정착시킨 나라임을 상기시키며 "이런 국민적 저력이 뉴질랜드 성공의 바탕이 됐다" 고 평가.

시플리 총리는 "어떤 APEC 국가도 지난 18개월 동안 한국만큼 경제개혁을 위해 힘쓴 나라가 없다" 고 평가.

오클랜드 = 이연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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